국내 연구진이 초산(Acetic Acid)을 높은 효율로 친환경 화학원료로 만드는 대장균주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김동혁 교수팀은 포항공대(포스텍) 정규열 교수팀, 한국화학연구원 노명현 박사와 공동으로 초산을 이타콘산(Itaconic Acid)으로 대사하는 능력이 평균 70% 향상된 대장균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타콘산은 생분해 플래스틱, 의료용 접착제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곰팡이로 전분 등을 발효해 생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나 식량 자원을 소모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대안으로 주목받는 식초의 주성분인 초산을 이용하는 방법은 초산을 다양한 화학공정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어 값이 싸고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합
성하면 탄소 감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으나 균이 초산을 잘 소화하지 못해 이타콘산 생산성이 떨어지고 독성과 대사 부담으로 잘 자라지도 못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이타콘산을 많이 만들수록 살아남는 조건을 설정해 대장균을 진화시켰다.
이타콘산 농도에 따라 항생제 저항 유전자의 발현량이 달라지도록 설계한 바이오 센서를 대장균에 삽입했다. 항생제 농도를 점차 높이며 배양을 반복하면 이타콘산을 많이 생산하는 대장균만 살아남게 된다.
약 50세대에 걸친 배양을 통해 실험실 진화를 유도한 결과 기존보다 이타콘산 생산량과 분열 속도가 각각 1.7배 향상된 균주를 확보했으며 전체 유전체(DNA)와 전사체(RNA) 분석을 수행해 생산성 향상을 이끈 원인을 분석했다.
김동혁 교수는 “화석연료 고갈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화학소재 생산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