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폭등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여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은 물론 석유화학기업들이 수요감소 및 가격폭락에 대응해 2001년부터 가동률을 조정하고, 특히 2002년 정기보수가 몰려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틸렌 가격이 이미 FOB Korea 톤당 400달러를 넘어섰고, LDPE를 비롯한 LLDPE, HDPE, PP, PVC 가격이 톤당 600달러를 넘어섰거나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현 시장상황이 지속된다면 합성수지 가격이 700달러를 넘어 800달러에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마냥 폭등하고 강세를 보일 수 없다는 것은 석유화학기업이나 수요기업 관계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석유화학제품은 국제상품으로 시장여건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최근 들어서는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어 예측을 불허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중동의 석유화학 신증설 투자가 상상을 불허하고 있고, 여기에 중국경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중국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로서는 중국경제가 삐꺽하게 되면 수출창구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이다. 중동은 사우디, 이란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석유화학 투자에 나서고 있어 2003년이면 에틸렌 생산능력이 1000만톤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에틸렌 크래커 증설을 바탕으로 PE 플랜트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3-4년 후에는 세계 최대의 PE 수출지역으로 부상할 것이 분명해 보이고 있다. 중동은 석유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석유화학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고, 1999년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하자 석유화학 투자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 이란, 쿠웨이트 등 중동 7개국의 원유 수출액이 1999년 700억달러 수준에서 2000년에는 1700억달러로 대폭 확대돼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에틸렌 생산능력이 세계 3위로 이미 석유화학 강국의 위상을 굳히고 있고, 현재 BP, Shell, TotalFinaElf 등이 Sabic과 협력해 3건의 가스 탐사 및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장기적으로는 4기의 초대형 에틸렌 크래커를 건설할 계획이다. Sabic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ExxonMobil도 Shell, Phillips Petroleum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가스전 개발 및 에틸렌 100만톤 크래커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우디는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이 2001년 3500만톤에서 2010년 4800만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란도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되는 천연가스 부존량이 세계 전체의 16%로 러시아에 이어 2위를 기록해 사우디보다 4배 가량 높은 수준으로, 1997년부터 2013년까지 5단계에 걸쳐 약 200억달러가 투입되는 장기 석유화학산업 육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BP, Shell, TotalFinaElf 등 유럽 화학기업들이 파트너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카타르, UAE, 쿠웨이트 등도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석유화학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중국의 자급투자와 중동의 수출투자 사이에서 샌드위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경제가 휘청거리게 되면 헤어날 길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이 2001년 WTO 가입을 계기로 석유화학제품을 비롯한 대량 생산제품의 반덤핑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석유화학기업들은 중동과 중국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유일한 길은 코스트를 낮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원료 코스트의 강점을 지니고 있는 중동에 맞서기 위해서는 고정비 성격의 코스트를 줄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미래는 코스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프, 표:<중동의 에틸렌 생산능력 전망> <화학저널 200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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