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상생을 추진하던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 100일만에 난파 위기를 맞고 있다.
정운찬 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초과이익 공유제>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없어지자 사퇴의사를 내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듣도 보도 못한 용어"라고 정면 비판한데 이어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이 여러 차례 "이익공유제를 기업과 기업 사이에 적용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더 이상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함에 따라 정부가 동반성장을 추진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민간 경제단체의 산하기구 격으로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산업계에서는 애초부터 동반성장위원회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다.
MB를 중심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지만, 대기업들은 시장경제체제에서 동반성장을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습고 고착화된 이익구조를 쉽게 포기하기 어려우며,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이 대통령 앞에서는 상생을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중소기업 착취에 여념이 없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적으로도 대기업들이 납품가격을 올려주거나 깍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납품가격 후려치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중소기업들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고 있고, 객관적으로도 대기업들이 코스트 상승분을 인정해 납품가격을 올려주거나 후려치기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힘든 지경이다.
대기업 회장이나 사장이 상생관계를 말하고 있지만 실무부서에 대해서는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고 닦달이니 상생이라는 말 자체가 먹혀들 여지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화학산업도 마찬가지로, 석유화학 위주의 대기업과 정밀화학, 플래스틱 같은 중소기업 사이에 힘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지속된 독과점적 구조 때문에 상생을 말하는 것 자체가 역겨울 정도이다.
화학저널 역시 중소기업의 아픔을 이해하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으나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화학저널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의 독과점적 구조를 타파하고 공정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석유화학 대기업과 중소 화학기업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할 것이라는 점 강조해둔다.
화학기업들이 공정경쟁에 저해되는 압박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면 주저없이 화학저널의 문을 두드려줄 것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