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14.09.08
석유화학 시장에서 중동 국가들이 부각된 지 오래됐고 앞으로도 국내기업들의 목을 죄어올 것이 분명하다.중동은 석유화학 투자를 본격화한 1990년대 말부터 존재감을 드러냈고, 2000년대 초반에는 인프라 및 인력 부족으로 투자가 늦어져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10년을 안팎으로 동북아시아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중동에서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사용하는 에탄 가격이 동북아시아의 주원료 나프타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으로, 에틸렌 제조코스트는 중동이 동북아시아의 30%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셰일가스·오일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미국산 에탄 및 LPG가 주목받고 있으나 당장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어서 2020년 이전까지는 중동의 영향력 확대가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은 코스트가 낮은 에탄을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나프타 투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중동 자체의 기초유분 생산능력 확장에 머무르지 않고 유도제품으로 투자를 확대하는가 하면 중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저가 원료를 활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생산을 현지화함으로써 저코스트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마도 제조코스트가 낮은 석유화학제품을 저가에 공급하는 마케팅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속셈일 것이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규 프로젝트는 에틸렌, 프로필렌, 합섬원료인 MEG 확대에서 벗어나 고흡수성 수지(SAP)와 관련된 아크릴산, 아크릴레이트, BTX, 페놀에 이르기까지 석유화학 전 부문을 포괄하고 있으며 폴리에스터의 기초원료인 P-X 투자까지 적극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유럽·일본과의 합작투자 및 기술제휴를 통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한화케미칼을 비롯해 석유화학 기술 경험이 많은 화학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기업들이 선진기술을 쉽게 이전해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기술진보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며, 동북아시아의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진출을 통해 중동을 견제하는 전략을 차단하는 목적도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일본 화학기업들이 범용 사업을 축소하면서 해외투자를 적극화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국내사업의 한계를 인식하고 중앙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중동, 미국의 부상에 맞서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투자규모나 기술적 측면에서 중동이나 미국의 팽창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국내사업의 한계를 보완하기에도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동, 중앙아시아, 미국에서는 범용 중심으로 생산하고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제품을 개발·육성해야 하나 기술개발이 여의치 않고 경영전략 또한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중동과 미국이 저코스트 전략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화학저널 2014년 9월 8일/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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