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시장의 수익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석유화학은 오랫동안 올레핀, 폴리올레핀, 아로마틱, 스타이렌계 폴리머가 상호 보완적으로 움직이면서 극단적인 불황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한꺼번에 모든 부문이 무너져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4년 들어서도 상반기에는 에틸렌, 프로필렌 뿐만 아니라 아로마틱, 폴리올레핀 대부분이 강세를 나타내 올레핀 및 아로마틱이 호황을 누렸고 폴리올레핀은 올레핀 강세에 따라 수익성이 좋지 않았으나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중국경제의 경착륙 기운이 팽배해지고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 생산 확대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폭락세로 전환되면서 올레핀 시장이 악화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폴리올레핀마저 폭락세를 지속해 올레핀 계열의 수익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BTX도 상반기까지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강세를 지속하던 미국가격이 폭락하고 국제유가 폭락이 겹치면서 아시아 가격이 연일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P-X 신증설 홍수까지 겹침으로써 밑바닥을 기는 신세로 전락했다. 문제는 최근의 폭락현상이 일순간의 공급과잉에 연유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시장재편에 동반된 양상이어서 2015년에도 중국경제가 급격히 호전되지 않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중국도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고도성장 정책을 버리고 모든 정책의 초점을 부패척결에 맞추고 분배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어 당분간 중국경제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100% 없다고 판단되고 있다. 중국은 저성장이라고는 하나 아직도 6-7%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어 10% 수준의 성장을 기대한 것 자체가 순진한 생각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니라고 평가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중동의 급격한 신증설과 중국의 자급률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는 점에서 미국의 셰일가스 붐까지 겹침으로써 최악의 국면이 조금 앞당겨진 느낌이 있을 뿐이다. 결국,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지 못하고 고부가가치화하지 못한 채 범용제품 생산에 매달리고 있는 석유화학기업들은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국경기에 따라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가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사업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 성장을 거듭해도 부족한 판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지 못하고 범용제품 생산에 매달리고 있으며, 폴리에스터 체인의 심각한 침체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를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LG화학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점은 인정되나 2차전지 시장이 예상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석유화학도 고부가가치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한화케미칼 역시 태양광 등으로 다각화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나 기대가 기대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일본 화학기업들이 2차전지, 태양광 소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범용제품 생산에서 철수한 이유를 다시한번 되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화학저널 2014년 1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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