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클로산, 살균·세정효과 미미 … 발암·환경호르몬 유발로 유해
화학저널 2015.05.25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항균비누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방관하고 있다.식약처는 2015년 3월24일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고시를 통해 트리클로산(Triclosan)을 스킨, 로션, 선크림 등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했고 인체세정용은 0.3% 이하로 제한했다. 식약처의 개정고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사용규제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3년 말 항균비누에 대한 규제 강화를 발표했다. 트리클로산 등 항균성분의 살균·세정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는 반면 발암, 환경호르몬 작용, 항생제 내성 유발 등 인체에 유해하다는 보고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FDA는 40년 동안 항균비누에 함유된 트리클로산이나 트리클로카반을 동물시험한 결과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약물저항 박테리아의 생장을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FDA는 항균비누를 매일 장기적으로 쓰면 위험이 효과에 비해 클 수 있다고 판정했으며 생산기업들이 안전성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2016년까지 성분을 조정하거나 표기사항을 변경하도록 의무화했다. 유럽은 2010년 트리클로산 성분이 식품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관련제품에 대해 사용금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살균·세정 효과는 검증하지 않고 인체 유해성을 중심으로 안전기준만 개정해 불필요한 규제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항균효과를 위해 비누에 투입되는 트리클로산은 살균·세정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다는 분석 결과가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발표됐기 때문이다. 국내 항균비누 생산기업은 23개로 항균성분을 대외비로 관리하는 등 정확한 성분 공개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23개 중 18개 생산기업이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르반을 사용해 항균비누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용역연구개발과제인 <항균비누 살균·세정 효과 비교연구> 최종보고서를 2014년 말 식약처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일반비누에 항균 유효성분인 트리클로산을 0.3% 투입해 항균비누 시료로 사용했으며 수입제품인 <다이얼(Dial)>이 트리클로카르반 성분 표시가 명확해 분석용으로 사용했다. 항균비누는 트리클로산 첨가 비누가 겔 형태의 액상이며 트리클로카르반 첨가 비누는 고상으로 생산되고 있다. <다이얼>의 항균 비누인 연구팀은 미국 FDA가 제시하고 있는 세균 9속 20균주를 한국미생물보전센터, 미생물자원센터, 질병관리본부, 대학 연구소 등에서 분양받아 살균효과 평가에 사용했다. 고려대학교 이민석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통해 “대표적인 항균 유효성분인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르반이 국제적 허용 최대 농도인 0.3%가 함유되더라도 실질적인 미생물의 살균·세정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연구팀이 트리클로산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에 비해 살균·세정 효과에 중심을 두고 보고서를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기준만 개정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트리클로산 함량 규제와 함께 항균비누 효과 검증에 대한 인증도를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항균비누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0.3% 수준의 트리클로산을 투입해 생산하고 있어 규제 강화에 의미가 없다”며 “항균효과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하나 항균비누로 역할이 부족한 트리클로산을 지속해 사용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르반은 세정효과가 없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발표돼 항균비누라는 명칭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허웅 기자> <화학저널 2015년 5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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