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기유(Base Oil) 시장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국내 윤활기유 시장은 공급과잉이 심화돼 정유기업들이 중국, 중동, 동남아 등 신흥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중동이 윤활기유 신증설로 자급률을 향상시키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제조업 등 기계산업이 부진함에 따라 윤활유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품질 향상으로 저급 윤활기유를 고급으로 대체함은 물론 해외 현지화 및 OEM(위탁생산)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으나…
윤활기유는 원유를 정제한 후 제조한 벙커C유를 원료로 재가공해 생산하고 있다.
벙커C유는 주로 아스팔트에 사용되는 등 수익성이 높지 않았으나 하이드로크래커(Hydro-Cracker)를 통한 추가 정제를 거쳐 디젤 등을 뽑아내고 최종적으로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윤활기유는 파라핀(Paraffin)계, 나프텐(Naphthene)계, 방향족(Aromatic)계로 분류되며 국내 윤활기유 생산기업들은 80%를 파라핀계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윤활기유는 자동차용, 선박용, 산업용 윤활유, 금속가공유 등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에 속하고 있다.
따라서 석유정제설비를 갖춘 정유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Oil, SK루브리컨츠, GS칼텍스가 생산하고 있으며 2014년 현대오일뱅크가 Shell과 합작으로 대산 공장을 건설함에 따라 정유 4사 모두 윤활기유 사업을 운영해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대표 이기화)는 윤활기유 및 윤활유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생산규모가 247만8000㎘로 국내 생산비중이 35%에 달하고 있다.
S-Oil(대표 나세르 알-마하셔)은 2015년 3/4분기 영업이익에서 정유 부문은 마이너스 171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석유화학 부문에서 880억원, 윤활기유 부문에서 95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윤활기유 사업이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윤활기유도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과열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더불어 중국·중동 등 신흥국의 자급률이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S-Oil은 영업이익이 2014년 상반기 1250억7500만원에서 2015년 상반기 746억4250만원으로 급감했다.
SK루브리컨츠는 2015년 1/4분기 영업이익이 5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으며, 2/4분기에도 415억원에 그쳤다.
GS칼텍스(대표 허진무)는 2015년 1/4분기에 영업이익이 284억원에 그쳐 2014년 4/4분기에 비해 41% 격감했다.
정유 관계자는 “윤활기유는 영업이익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공급과잉에 해외의존도 지나쳐…
국내 윤활기유 시장은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윤활기유 생산능력은 S-Oil 247만8000㎘, SK루브리컨츠 281만4000㎘, GS칼텍스 150만9000㎘, 현대오일뱅크 115만8000㎘로 파악되고 있다.
2015년 윤활기유 생산능력은 795만9000㎘에 달했으나 국내수요는 143만470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윤활기유 시장규모는 2010년 1조5893억원에서 2011년 가격 상승에 따라 2조2129억원으로 확대됐으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2014년 1조8477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4년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윤활기유 가격이 하락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윤활기유 GroupⅡ 가격은 2011년 리터당 2000원 수준에서 2014년 1500원, 2015년 1/4분기 1000원으로 급락했다.
특히, 국내 윤활기유 시장은 수요가 작아 포화상태를 지속해 주로 수출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가 신규 진입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윤활기유는 2014년 내수가 98만1300㎘, 수출이 508만3200㎘로 수출비중이 70%를 넘어 국내 정유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글로벌 윤활기유 시장은 중국시장 침체, 신흥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윤활기유는 점도지수, 포화도 및 황 함량에 따라 GroupⅠ, GroupⅡ, GroupⅢ, GroupⅣ, GroupⅤ로 구분되고 있으며 높은 Group으로 갈수록 점성과 포화도가 높고 황 함량이 적은 고급 그레이드 윤활기유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GroupⅡ와 GroupⅢ를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 인디아, 미국 등 48개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나 중국과 중동이 윤활기유를 증설하면서 수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공급과잉이 심화돼 중국, 인디아, 동남아 등 신흥국 수출에 집중하고 있으나 신흥국에서 잇따라 신증설을 진행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활유, 제조업 침체 등으로 “하향세”
국내 윤활기유 시장은 제조업 상황이 악화된 것도 침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윤활유 수요는 2010년 100만700㎘에서 2014년 94만2300㎘로 감소했다.
윤활유는 자동차, 선박, 건축 등 모든 기계설비의 접합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적용분야가 다양하고 제조업 등 기계산업 경기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동차, 건축, 철강, 조선 등 기계설비의 가동이 하락하면서 윤활유 시장이 정체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경기가 부진함에 따라 기계 가동률이 하락했으며 윤활유 수요도 정체돼 전망이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내 윤활유 수요비중은 2014년 기준 자동차 36%, 산업 21%, 선박 12%, 금속가공유 14%, 전기절연유 2%, 프로세스유(Process Oil) 7%, 그리스(Grease) 2%, 기타 6%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윤활유는 엔진에 50%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엔진이 없는 전기자동차(EV: Electric Vehicle)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Hybrid Electric Vehicle) 상용화로 수요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앞으로 자동차가 EV, HEV 등 친환경 자동차로 완전 대체된다고 가정하면 자동차용 윤활유 수요가 50% 이상 급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용 윤활유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고전하고 있으며 국내 정유기업들은 2012년부터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치킨게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산업용 윤활유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압작동유는 2010년 리터당 1710원에서 2012년 1240원으로 하락했으며, 2014년 1610원으로 회복했으나 경기침체로 수요가 정체되고 있다.
산업용 윤활유는 GroupⅡ 수요가 높고 동남아 등 신흥국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급 그레이드 대체로 수요 늘려야…
글로벌 윤활기유 시장비중은 GroupⅠ 55%, GroupⅡ 26%, GroupⅢ 10%, GroupⅣ 8%, GroupⅤ 8%로 나타나고 있으며 선박용이나 산업용에 투입되고 있는 Group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GroupⅠ은 제조원가가 리터당 730원, 상대적으로 고급에 해당하는 GroupⅡ가 800원 수준으로 가격 차이가 70원에 불과해 GroupⅡ로 대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GroupⅠ은 환경오염 문제로 생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GroupⅡ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GroupⅡ는 중·고급 윤활유로 주로 자동차용에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GroupⅠ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roupⅡ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나 GroupⅠ과의 가격 차이를 줄였고 친환경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나프텐, 아로마틱 함량이 높은 GroupⅠ을 대체한 결과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GroupⅡ를 생산하고 있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GroupⅠ을 GroupⅡ로 대체함으로써 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GroupⅢ는 고급 자동차에 주로 적용하고 있으며 2011년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 2013년 1600원, 2014년 1500원을 형성했고 2015년에는 1000원 수준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는 GroupⅢ 생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고급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으며, GroupⅠ과 GroupⅢ를 생산하고 있는 S-Oil도 GroupⅢ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GroupⅢ는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고급 그레이드로 대체하고 있어 해외 판로 다각화가 요구되고 있다.
현지화 등 글로벌 점유율 유지해야…
윤활기유는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글로벌 윤활기유 생산 순위는 ExxonMobil 1위, Shell 2위, SK루브리컨츠 3위, PetroChina 4위로 나타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설비를 증설했으며 현지에서 저가 원료를 공급받아 코스트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4년 스페인 Repsol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1만3300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정유기업은 윤활기유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하지 않고 있어 국내기업들은 경쟁이 과열되기 이전에 시장을 확고히 지켜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석유 메이저들은 국가·지역별로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구축하고 있어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 국내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활유는 윤활기유 80-100%, 첨가제 0-20% 비율로 생산하며, Group별로 그레이드가 다양해 수요기업에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있다.
윤활유는 첨가물 투입비율 및 물성 조절이 까다로워 거래처를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수요처를 확보하면 지속적으로 거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기존 거래처와 돈독한 신뢰 유지, 현지화 전략 및 OEM 생산을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유지·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신흥국 부상에 신속하게 대처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
조덕환
2016-01-26 07: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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