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후기단계까지 개발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효성‧안전성 등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신약개발을 중지한 사례가 속출했던 한해였다.
연초부터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미국 Eli Lilly가 고지혈증치료제로 개발해왔던 CETP(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 억제제 「Evacetrapib」의 개발중지 소식이었다.
Evacetrapib는 2015년 7월 제삼자기관에 의해 구성된 독립 데이터모니터링 위원회의 중간평가를 통해 임상3상을 진행했으나 10월 중간평가에서는 충분한 유효성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개발이 중지됐다.
CETP 억제제는 개발에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왔으나 미국 Pfizer는 안전성 문제로, 일본의 Japan Tobacco와 스위스 La Roche는 유효성 부족을 이유로 개발을 중지했다.
현재 미국 MSD와 Amgen, 일본의 Mitsubishi Tanabe Pharma의 개발품만이 남겨져 있는 상황이다.
항암제 분야는 개발신약도 많고 실패사례도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일본 Takeda Pharmaceutical은 미국 Amgen로부터 도입한 혈관신생 억제제 「Motesanib」를 비소세포성 페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었으나 임상3상에서 충분한 연명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개발을 중지하게 됐다.
말초성 T세포 림프종(PTCL) 치료제로 추진되고 있던 Aurora-A 키나아제(Kinase) 억제제 「Alisertib」 역시 유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개발중지를 결정했다.
독일 Merck는 암세포가 저산소 환경에서 살아있다는 것에 착안해 개발한 저산소활성형 항암제 「TH-302」를 췌장암과 연부조직육종 치료에 적용했으나 임상3상에서 생존기간을 늘리는데 실패하며 개발이 중지됐다.
특히, 2015년 개발 진척이 더뎠던 분야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이다.
La Roche는 독일 Evotec과 공동으로 개발한 MAO-B(Monoamine Oxidase-B) 억제제 「Sembragiline」의 후기 임상2상에서 충분한 유효성을 얻지 못하고 개발을 중지했다.
항아미로이드 베타항체 「Gantenerumab」는 최초 임상3상에서 유효성을 보이지 못했으며 후기 임상은 초기단계 환자를 중심으로 용량을 늘려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Forum Pharmaceuticals이 개발한 알파7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 작용제 「Encenicline」은 소화기에 중대한 부작용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3상 중단을 권고 받은 바 있다.
일본 및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Mitsubishi Tanabe Pharma도 해당 의약품의 임상시험을 중지했다.
미국 Biogen은 항아미로이드 베타항체 「Aducanumab」과 「Ban2401」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 분야에 전념하기 위해 전체 직원을 약 10% 감축했고 2상‧3상 단계를 포함한 복수의 개발 프로그램을 중지한 상태이다.
당뇨병 치료제는 Eli Lilly가 개발한 인슐린제제 「Insulin Peglispro」의 개발을 중지했다.
Insulin Peglispro는 승인신청 직전까지 개발이 진행됐으나 임상3상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적되며 판매를 포기한 상황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최첨단 분야인 만큼 초기 개발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Celladon의 심부전 유전자 치료제 「Mydicar」는 FDA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후기 임상2상에서 개발이 중지됐다.
Celladon은 인원을 대폭 감원하고 미국 Eiger Bio Pharmaceuticals으로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