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그룹은 화학 계열사가 영업실적 부진을 계속해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사와 삼양제넥스를 바탕으로 식품소재 사업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식품, 화학, 바이오의약품 등 자회사를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그러나 화학 자회사들은 2012년부터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되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주력인 삼양사가 수직계열화를 통해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남석유화학과 삼양이노켐은 극심한 수익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구조조정 1순위로 대두되고 있으며 화학사업을 재편하고 바이오, 신소재 개발에 주력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양홀딩스, 구조조정 시행 “초읽기”
삼양사그룹은 삼양홀딩스를 지주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했으나 화학사업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2013년 7월 삼양EMS, 2014년 7월 삼양웰푸드, 2014년 11월 삼양밀맥스를 합병했고 2014년 11월에는 삼양사의 용기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삼양패키징을 설립했다.
2015년 5월에는 삼양패키징과 효성의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사업이 분리된 아셉시스글로벌을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2015년 9월에는 삼양사와 삼양제넥스가 합병을 결정해 화학사업의 고부가화와 식품 부문에서 곡물 통합구매 및 물류 공동이용을 통한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양사는 삼양제넥스 합병으로 매출이 2014년 1조3551억원에서 2015년 1조4458억원으로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014년 372억원에서 2015년 759억원으로 증가하며 2016년에는 1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삼양제넥스는 전분당을 중심으로 당알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바이오화학 R&D(연구개발)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사의 시가총액은 9200억원으로 2014년 기준 매출 1조6200억원, 영업이익 670억원, 당기순이익 570억원을 기록해 삼양사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고 있다.
삼양제넥스가 운영하고 있는 화장품 및 헬스케어 사업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인 「어바웃미」를 출시해 원료부터 매장까지 모두 관리하고 있으며, 식품사업이 원료 추출 및 유통을 맡고, 화학과 바이오사업이 성분 분석, 배합, 의학 및 제약기술로 기능성 화장품 시장까지도 진출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삼양패키징을 통해 포장 디자인까지도 수직계열화함으로써 화장품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은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스킨케어, 뉴트리션케어, 웨이트케어 등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어 시장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삼양사에서 2011년 11월 의약·바이오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삼양바이오팜은 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헬스케어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삼남석유화학, 매각 절실한 “골칫덩어리”
삼남석유화학과 삼양이노켐은 삼양사그룹의 골칫덩어리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나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로 연결돼 있어 구조조정 절차가 복잡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삼양이노켐은 차입금이 2014년 말 1614억원으로 크지 않으나 차환리스크가 높아져 삼양홀딩스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이노켐에 투자 및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350억원을 지원했다.
삼양사그룹이 삼남석유화학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나 삼양사그룹은 사실무근이라며 완강히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시장은 강력한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어 삼남석유화학도 구조조정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남석유화학은 PTA 생산능력이 180만톤으로 한화종합화학에 이어 국내 2위이나 시장침체가 계속돼 2014년 영업적자가 765억원에 달했고 2015년에도 마이너스 000억원으로 적자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삼남석유화학은 삼양사·Mitsubishi상사·GS칼텍스 3사가 합작했으며 최초 가동이 1990년으로 플랜트가 노후화되고 불순물 함량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4개 생산라인 가운데 1개를 가동중지하는 수준에서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양사가 Mitsubishi상사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낮고 제3자 매각도 어려워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삼남석유화학은 휴비스, 삼양사 등이 필요한 수준의 생산능력만을 남기고 100만톤 이상을 폐쇄하지 않으면 적자생산을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양이노켐, 삼양홀딩스가 “인공호흡”
삼양이노켐은 영업실적 악화로 삼양사그룹의 재무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양이노켐은 2009년 삼양홀딩스와 Mitsubishi상사가 80대20 합작으로 설립했으며 2000억원을 투자해 군산 소재 BPA(Bisphenol-A) 15만톤 플랜트를 건설했다.
하지만, 지분율은 2015년 삼양홀딩스 97.29%, Mitsubshi상사 2.71%로 조정돼 삼양홀딩스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삼양이노켐은 계열사인 삼양화성이 필요로 하는 BPA 전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원료 페놀(Phenol)과의 스프레드가 소폭 개선됐으나 적자생산을 이어가 마이너스 4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PA는 장기간 공급과잉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적자생산체제를 이어가 구조조정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삼양이노켐은 2015년 만기되는 단기차입금 650억원을 재연장하는 방안을 금융기관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도 하나은행에서 빌린 1140억원의 만기를 연장해 2016년 3월부터 5년 동안 균등 상환하도록 전환했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이노켐의 차입금 상환능력이 부족하자 삼양사·삼양바이오팜과 함께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해 2020년 12월27일까지 1040억원을 하나은행에 대리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삼양이노켐의 적자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가 악화됨에 따라 2015년 4월 삼양이노켐 보통주 1만주를 967주로 병합하는 대규모 무상감자를 실시해 566억원에 달했던 자본금을 54억원으로 축소했으며 단독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350억원을 수혈한 바 있다.
삼양사그룹, MCH 통합을 주시해야…
삼양사그룹의 화학 계열사는 삼양사를 중심으로 구조개편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화학사업 구조재편을 위해 Mitsubishi Chemical Holdings가 Mitsubishi Chemical, Mitsubishi Rayon, Mitsubishi Resin 등 화학계열 3사를 통합하는 과정을 주시할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MCH그룹은 기존 범용 그레이드 화학사업을 통합해 제약, 헬스케어, 화학, 산업소재 등 4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삼양사그룹도 과감한 구조재편을 위해 화학사업을 삼양사를 중심으로 통합하고 헬스케어, 화장품, 식품, 화학 등 4사 체제를 구축해 수익창출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업스트림보다 다운스트림 사업을 확대해 헬스케어 및 바이오화학 사업을 연계하는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삼양사그룹은 식품의 기초원료인 전분, 밀, 설탕 등을 확보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성하고 있으나 화학은 NCC(Naphtha Cracking Center) 없이 페놀(Phenol), P-X(Para-Xylene) 등 중간제품을 공급받아 생산함으로써 코스트경쟁력과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양사는 EP(Engineering Plastic)를 중심으로 고부가화에 성공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원료를 상업구매하는 삼양이노켐, 삼남석유화학 등은 적자생산에 시달리고 있다.
삼양사, 휴비스 등이 흑자생산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중간제품이 마진 하락을 방어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양사그룹도 삼남석유화학, 삼양이노켐, 삼양화성을 통합 또는 매각해 수익성 악화에서 해방되고 헬스케어, 바이오화학, 화장품 사업에 집중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화학은 나프타(Naphtha)를 중심으로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하지 않으면 안정된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운 추세로 NCC를 보유한 석유화학기업 외에는 대부분 적자생산을 계속하고 있어 삼양홀딩스의 과감한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삼양사, 화학사업 통합해 고부가화 “시급”
삼양홀딩스는 삼양사를 중심으로 고부가화에 집중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양사는 1989년 전주 소재 EP 플랜트를 시작으로 중합·컴파운딩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PC(Polycarbonate), PBT (Polybutylene Terephthalate) 베이스 컴파운딩을 생산하고 있다.
PC 컴파운드는 삼양사 화학부문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고 TV용 수요가 가장 크고 자동차용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PC는 삼양이노켐이 BPA, 삼양화성이 PC 수지, 삼양사가 PC 컴파운드를 생산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구축했으나 BPA의 업스트림을 확보하지 못해 수익 안정화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양이노켐, 삼양화성은 대부분 계열사에만 공급하는 구조로 삼양사가 영업력을 통해 수익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범용 그레이드에 치중함으로써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발생하는 마진 부담을 삼양이노켐, 삼양화성에게 전가해 코스트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삼양이노켐은 삼양화성에게 장기계약을 통해 일정한 가격범위에 BPA를 공급받고 있으며 마진손실은 모두 삼양이노켐이 부담하고 있다.
삼양화성은 PC를 생산해 삼양사에게 공급하고 있으나 원료 및 생산제품을 모두 계열사와 거래하고 있어 마진이 극히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양사는 삼양EMS, 삼양화이테크놀로지 등을 설립해 이온교환수지, 디스플레이용 소재를 생산하며 고부가가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
삼양EMS는 2006년 LCD(Liquid Crystal Display) 소재 벤처기업을 인수해 설립한 디스플레이용 소재 생산기업으로 LCD용 칼럼 스페이서(Column Spacer)를 상업화한 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사용되는 터치패널(Touch Panel)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삼양화이테크놀로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삼양사와 Mitsubishi Chemical이 50대50 합작으로 320억원을 투입해 2016년 1월부터 이온교환수지 2만톤 플랜트를 상업화했다.
삼양사는 울산에서도 이온교환수지 5000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어 전체 생산능력이 2만5000톤으로 확대됐다.
다만, 이온교환수지는 고부가가치제품은 Dow Chemical, Lanxess, Mitsubishi Chemical 등이 장악하고 범용은 중국, 인디아가 진입해 코스트 경쟁이 치열해짐으로써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