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파라아라미드(Para Aramid) 시장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국내 파라아라미드 생산기업들은 규모가 작은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수요가 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파라아라미드는 강성이 우수해 방탄, 광케이블 보강재, 고무 보강재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DuPont과 Teijin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 휴비스가 생산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DuPont과의 특허소송을 종료하면서 국내 파라아라미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효성도 수출 다각화 전략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휴비스는 2013년 파라아라미드 생산을 시작했으나 장섬유 기술노하우 및 연구개발(R&D) 부족으로 상업화를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파라아라미드 생산기업들은 수요가 큰 선진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영업을 통한 수출판로 개척과 신규용도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코오롱,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 “활짝”
코오롱인더스트리는 DuPont과의 소송을 마무리하면서 파라아라미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상당한 배상금을 물어야 했으나 소송종결 이후 파라아라미드의 생산·판매가 자유로워지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라아라미드 생산능력이 1위인 DuPont과의 소송을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DuPont의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향상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79년부터 아라미드 상업생산을 위해 연구했으나 2009년 DuPont으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하면서 6년 동안 아라미드 사업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 4월 DuPont에게 민사 합의금 및 벌금 3850억원을 지불하기로 합의하고 소송을 마무리하면서 산업자재 부문의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산업자재 부문에서는 파라아라미드, 타이어코드, 산업용사, 에어백, 스펀본드, 샤무드(Chamude), 멤브레인(Membrane) 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산업자재 부문의 2015년 영업이익이 1440억원에 달해 2014년 총 영업이익 840억을 600억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정체됐던 아라미드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2015년 7월부터 흑자로 전환했으며 가동률도 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DoPont과의 소송으로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입었을지 모르지만 파라아라미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요에 따라 신증설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트 감축에 수요 다각화 “필수”
파라아라미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다각화 및 제조코스트 절감이 요구된다.
파라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가볍고 400℃에서도 쉽게 녹지 않으며 인장강도 및 탄성률이 매우 우수해 헬멧, 보호복 등 방탄용, 의류용 장갑, 경량복합소재 등 산업자재용으로 투입되고 있다.
고분자 아미드기(CO-NH) 2개의 방향족 고리에 직접 결합된 분자구조를 갖는 나일론(Nylon)섬유의 일종으로 강도가 20g/d에 달해 탄소섬유와 함께 고급 슈퍼섬유로 평가되고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글로벌 수요가 6만1000톤으로 연평균 5-7% 신장하고 있으며, 아시아 수요도 1만톤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기술장벽이 높아 DuPont, Teijin 등 선발기업의 독과점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물성조절이 쉽지 않아 수많은 시행착오가 요구되고 있으며 조기 기술개발 및 품질 안정성 확보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총기와 항공용으로 발전이 미흡해 총 수요의 50%가 광섬유 케이블의 보조 인장재와 Rip Code, 고무 보강재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경량화 트렌드에 따라 자동차 범퍼를 구성하는 프레임으로 개발됐으며 범퍼 빔의 무게를 50% 감축하는 등 경량소재용으로 R&D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Toray와 DuPont의 합작기업인 Toray DuPont은 타이어·고무 보강재에 연구를 집중하며 스틸코드 대체용도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각종 수지와 고무 사이에 계면강도를 높이는 등 복합소재용으로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범용 위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R&D를 통한 신규수요 개척과 글로벌기업과의 차별화가 요구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파라아라미드 생산기업은 R&D를 확대해 후발주자로서 다양한 그레이드를 개발함으로써 글로벌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라아라미드는 수요 확대를 위해 코스트 절감도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내수가격이 2013년 kg당 40달러 수준을 형성했으나 범용은 2015년 18-25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높은 강성을 요하는 특수제품은 10-20% 정도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소송문제를 겪어 판매가 어려워지자 낮은 가격으로 국내시장에 공급하면서 내수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파라아라미드는 원료 가격이 높아 제조코스트 감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량수요 창출이 어려우나 타이어코드용을 비롯해 강철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kg당 15달러 수준이 요구되고 있다.
DuPont와 Teijin은 자체적으로 원료 공장까지 확보하고 있어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는 국내기업과 비교해 품질 대비 코스트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파라아라미드는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내수가격이 크게 떨어져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쟁과열에 해외의존도 높아…
국내 파라아라미드 생산기업들은 수출판로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uPont과 Teijin을 비롯해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까지 가세하면서 국내시장은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DuPont과 Teijin이 글로벌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섬기업들이 파라아라미드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뚜렷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공정상 생산능력이 최소 3000톤 이상이 돼야 경제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제외한 국내 생산기업은 생산능력이 경제단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파라아라미드 생산능력은 코오롱인더스트리 5000톤, 효성 2000톤, 휴비스 350톤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효성과 휴비스는 대대적인 증설이 없는 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중심으로 2010년 국내생산을 확대한 이후 수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으며 현재는 국내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수요는 2011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1000톤 미만으로 생산물량을 전량 소모하기에는 시장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안전기준이 엄격해짐에 따라 중국 등 신흥국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수출 대부분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아라미드섬유는 기술장벽이 높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생산하는 곳이 많지 않다”며 “제조코스트도 높아 신흥국은 수요가 거의 없으며 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비스, 기술·투자 부진으로 “고전”
휴비스는 파라아라미드 생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휴비스는 메타아라미드 사업에서 호조를 보이며 파라아라미드 시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휴비스는 2012년부터 파라아라미드 설비투자를 진행했으며 350만톤 플랜트를 완공해 2013년부터 시험 가동하고 있으나 추가 증설이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일부에서는 휴비스가 단섬유에 해당하는 메타아라미드는 기술적 이해도가 높으나 장섬유에 해당하는 파라아라미드는 기술투자 및 노하우가 부족해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휴비스는 투자 부진과 기술 노하우 부족으로 파라아라미드 증설이 힘들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강세를 보이는 메타아라미드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