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박진수)이 거래대금 송금 사기를 당해 240억원을 날린 것으로 확인됐다.
LG화학은 최근 사우디 아람코(Aramco)의 자회사 Aramco Product Trading을 사칭한 해커의 계좌로 240억원을 송금했으며 서울중앙지검에 국제 이메일 해킹 사기 사건을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외사부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Aramco Product Trading을 통해 나프타(Naphtha)를 수입하는 등 거래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2016년 4월 아람코 측 명의로 납품대금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메일과 계좌 명의까지 확인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거래대금 240억원 가량을 송금했으나 해당 계좌는 Aramco Product Trading과 관계없는 제3자의 것으로 240억원의 피해를 입게 됐다.
검찰과 LG화학은 해커가 거래에 사용된 이메일을 해킹하고 거래내역 및 대금규모 등 상세 내용을 파악한 후 사칭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 수출기업을 상대로 거래대금 사기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대기업 피해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며 해커가 타기업에도 비슷한 시도를 한 것으로 전해지며 추가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 피해건수는 2014년 71건이었으며 2015년에는 상반기에만 61건의 피해가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피해 발생 이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법적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람코, 거래은행 측의 과실이 상당부분 있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피해보상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이 뒤따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국제 공조수사에 최소 수개월 이상 소요될 뿐만 아니라 이메일 해킹사기 특성상 사기를 주도한 해커 등 일당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LG화학의 내부 보안 시스템이 허술했기 때문에 해킹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