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대표 박찬구)이 계열분리 이후에도 박삼구‧박찬구 형제의 불화에 따른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5월9일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에게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과 관련한 사항들의 질의 및 자료제공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12.6%를 보유함으로써 2대 주주에 올라있다.
공문에는 4월29일과 5월4일 공시한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및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 합병 공시에 대해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면 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금호기업에게 매각, 합병시키는지를 묻는 질의사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29일 금호터미널 지분 100.0%를 금호기업에게 2700억원에 매각했고 5월4일에는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호기업은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기업(SPC)으로 NH투자증권으로부터 3300억원 등 총 인수대금 7228억원 가운데 70%에 달하는 5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해 금호산업을 인수한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비핵심 자산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 차원”이라며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2011년 인수 이후 배당이 없었던 금호터미널을 처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외지점 통폐합 및 비핵심 업무 아웃소싱, 희망휴직 시행 등 경영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우량자산을 보유한 금호터미널이 금호기업과 같이 부채가 과다한 SPC와 합병하는 것은 금호기업의 채무만 부담하게 되는 것으로 배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인 박삼구 회장의 개인기업인 금호기업에게 금호터미널을 매각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훼손해 공문을 발송하게 됐다”며 “5월13일 최종 답변을 받아 보고 소송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직 금호석유화학측의 공문이 오지 않았다”면서 “공문 내용을 확인한 뒤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이후 박삼구‧박찬구 형제 사이의 불화로 법정싸움을 반복하던 양측은 2015년 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지배하는 8개 계열사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같은 그룹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완전히 분리됐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계열분리 이후에도 2016년 3월 아시아나 주주총회에 대리인을 보내 경영상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갈등을 이어왔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