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폭시수지(Epoxy Resin) 시장은 2015년 사상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했으나 고부가제품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폭시수지는 국제유가가 폭락했고 BPA(Bisphenol-A)와 ECH(Epichlorohydrine)가 침체를 계속함에 따라 2015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원료 스프레드에 따른 수익 개선으로 고부가화를 통한 영업실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고부가제품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용 등 특수 그레이드는 일본산이 장악하고 있어 개척이 요구되고 있다.
에폭시수지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로 중국산 수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경쟁력이 없으면 2015년 호조와 반대로 극심한 불황을 지속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도화학, 영업이익 사상최대에 “함박웃음”
국도화학은 2015년 사상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에폭시수지 생산기업인 국도화학, 금호P&B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3사는 2015년 에폭시수지 사업에서 모두 흑자생산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호P&B화학은 BPA에서 적자를 계속하고 있으나 에폭시수지가 흑자생산을 지속해 적자를 일정부분 상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도화학은 에폭시수지가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5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 1조11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780억원을 달성했다.
에폭시수지 가격은 2014년 4/4분기 톤당 평균 2700달러에서 2015년 3/4분기 2200-2300달러 수준으로 하락폭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수익창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에폭시수지는 BPA 가격이 2014년 4/4분기 1600달러 수준에서 2015년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200-300달러 높게 형성되고 있다.
BPA는 2015년 신증설이 이어지고 LG화학이 저가공세를 지속함에 따라 극심한 공급과잉으로 침체를 계속하고 있다.
ECH도 2015년 11월 말 톤당 1115달러를 형성해 2015년 초에 비해 300달러 이상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CH는 Jiheng Chemical 3만톤, Rulfeng Chemical 2만톤, Hebel Jiaao 4만톤, Kaiyuan Chemical 3만톤 등 2015년 12만톤이 신규 가동함에 따라 공급과잉을 지속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정밀화학, 한화케미칼 등이 공급했으나 롯데케미칼이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함으로써 수요기업과 에폭시수지 협력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지속적으로 정밀화학 사업 투자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접착제 사업에 관심을 표명해 관련 중소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며 “에폭시수지 원료를 공급하게 된 이상 에폭시수지 관련 접착제 개발에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국내 에폭시수지 생산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이저 수급조절로 뜻밖에 호황을…
메이저들이 생산량을 조절한 것도 에폭시수지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생산능력은 380만톤으로 Hexion 70만톤, 국도화학 56만톤, Dow Chemical 55만톤, 타이완 Nanya Plastics 38만톤 등으로 메이저인 미국 2사가 생산량을 조절함으로써 에폭시수지 가격은 원료가격 하락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여기에 에폭시수지는 2015년 신증설이 7만톤에 그쳐 메이저의 공급량 조절과 세계 경제성장률을 동반한 수요 증가로 수급밸런스를 유지했다.
Hexion은 2014년 하반기부터 제조코스트 절감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수요에 맞게 공급량을 조절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Dow Chemical도 2015년 3월 염소와 에폭시수지 사업을 분사해 Olin과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해 미국산 수출이 세계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메이저들이 생산량을 조절함에 따라 국내 에폭시수지 수입도 미국산이 2012-2014년 평균 1만4990톤으로 1만5000톤에 육박했으나 2015년에는 1만259톤으로 4000톤 수준 감소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에폭시수지 수요는 250만톤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과잉생산이 분명하다”며 “하지만, 중국의 일부 플랜트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메이저들도 공급에 맞게 가동률을 70-80% 수준으로 조절해 수급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시장 침체에 수출로 연명
에폭시수지는 국내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함에 따라 수출에 집중하면서 영업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국내 최대 수요처인 선박용 페인트는 조선산업 불황으로 침체를 계속함에 따라 내수공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수시장은 10만-11만톤을 상회하는 수준이나 2015년에는 10만톤에 미치지 못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에폭시수지는 풍력 블레이드용 수요도 기대했으나 국제유가 폭락과 국내 지형특성상 풍력발전을 가동하기 어려워 수요가 1000톤 이하로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수출이 인디아, 동남아, 미국 등을 중심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요 감소를 만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폭시수지 수출은 2015년 23만8299톤으로 2014년에 비해 2만3342톤 늘어났다. 미국 수출이 3만9398톤으로 1만톤 증가했고 중국 수출은 5만773톤에서 4만8673톤으로 소폭 감소했다.
국도화학은 중국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만톤 수준 수출했고 금호P&B화학 4만톤, 코오롱인더스트리 4만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들이 2016년부터 다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어 Nanya와 국도화학이 기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도적인 저가공세가 불가피해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2015년 하반기에는 에폭시수지 가격이 톤당 200-300달러 높게 형성됐다”며 “2016년에는 수출시장을 중심으로 거품이 빠져 생산기업들의 영업실적이 2015년과 반대 양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조용 접착제, 고부가화에서 범용으로…
에폭시수지는 중국산 유입에 수익성 하락도 우려되고 있어 고부가화가 요구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은 전기·전자제품, 자동차 구조용 접착제 등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구조용 접착제는 에폭시계로 생산하고 있으나 생산기업들이 대거 진입해 범용화됨으로써 고부가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구조용 접착제 시장은 2015년 500억원 수준으로 Henkel, Dow Chemical 등 수입제품이 장악했으나 신성유화, 유니테크, 보광 등 국내기업들이 국산화에 성공해 시장점유율을 70-80%까지 확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국산을 사용하고 있으나 최종 수요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가 계속적으로 가격인하를 압박해 수익성 개선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기아자동차는 입찰제로 구조용 접착제를 구매하고 있어 저가경쟁이 치열하다”며 “Henkel도 저가경쟁에 두손 들고 포기했으나 국내기업들은 내수의존도가 높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급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접착제용 에폭시수지 수요는 1만5000톤 수준으로 자동차 고급화 추세에 따라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신증설에도 전자용 진입 “무소식”
에폭시수지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고 있어 반도체용 공급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용은 Mitsubishi Chemical, Asahi Kasei Chemicals, Adeka 등이 장악하고 있고 국내수요는 4000-5000톤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국산 채용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공정 테스트가 까다롭고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원료 전환으로 불량제품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기존 공정에서 소재 전환을 회피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국내 및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고 있어 신규공정에 국산 에폭시수지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D 낸드플래시(Nand Flash)에서 1세대인 24단 제품 양산을 위해 공정개선 작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2세대인 36단을 상업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천에는 D램 반도체를 중심을 생산하고 청주에는 15조원 이상을 투입해 3D 낸드플래서 공장 증설을 시도할 예정이며 2018년 완공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기존 스펙에 채용되고 있는 일본산을 신규공정에서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산 진입이 여전히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8월에도 이천공장에 M14 라인을 증설했으나 에폭시수지는 여전히 일본산을 채용하고 있어 국산 전환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