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SS(Energy Storage System) 시장은 효성, LG CNS, LG화학, 삼성SDI 등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2016년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사업자로 효성, LG CNS, LS산전, 우진산전을, 배터리 공급자로는 LG화학, 코캄, 삼성SDI, 우진산전을 선정했다고 6월14일 발표했다.
선정된 구축 사업자는 배터리 공급자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2016년 말까지 김제, 논공, 울산, 속초 등 변전소 4곳에 FR용 ESS를 구축한다.
ESS 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PCS(전력변환장치) 분야에서는 효성이 48MW, LG CNS이 36MW, LS산전 32MW, 우진산전은 24MW를 확보했다. 효성은 기술·가격 종합평가에서 1위에 오르면서 한전의 ESS 사업에 참여한 지 3년만에 첫 계약을 따내 주목된다.
배터리 공급 분야에서는 LG화학이 최종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단일기업으로는 최대 물량인 18MWh을 가져갔다. 삼성SDI는 12MWh를 확보하며 배터리 생산기업 3사 가운데 3위를 차지했지만 4위인 우진산전(9MWh)이 삼성SDI 생산제품으로 낙찰돼 합계 물량으론 가장 많았다.
2016년 처음으로 입찰에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던 SK텔레콤, 두산중공업, 한전KPS 등은 1차 평가에서 탈락했다.
2016년 사업자 선정에는 당초 중소기업 5사가 PCS 분야 입찰에 참여했지만 우진산전만이 선정됐으며 전체 물량 140MW 가운데 83%에 달하는 116MW를 효성, LG CNS, LS산전 등이 확보하면서 대기업의 저가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014년에는 PCS 분야에서 8곳 중 4곳이, 2015년에도 4곳 중 2곳이 중소기업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소기업들은 가격보다는 기술을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가 점수는 기술점수 80점, 가격점수 20점으로 배점했지만 PCS 1차 평가에 통과한 7사의 기술 점수는 71-77점으로 편차는 6점에 불과했으며 변별력이 낮아 기술점수를 낮게 받아도 가격을 낮게 쓰면 선정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은 국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원가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기술점수 배점은 크지만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가격점수가 당락을 좌우해 사실상 최저가입찰제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저가입찰 경쟁이 심화되면서 배터리와 PCS 공급가격은 2015년에 비해 각각 25%, 15%가량 떨어졌다.
배터리 가격은 사업 첫 해인 2년 전에 비해 1MWh 기준 12억3000만원에서 6억6000만원으로 절반 가량 하락했으며 PCS(1MW 기준)는 3억6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