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그동안 제네릭(복제약)용 원료의약품 공급에 주력해 왔으며 최첨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기업에게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파트너로 급성장했다.
원료의약품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이 20-30%에 달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효자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과거 원료의약품 시장은 이태리, 독일 등 유럽기업들의 독무대였으며 국내기업은 제네릭용 원료의약품을 만드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1990년대 후반 들어 국내에서 저가의 인디아, 중국산 원료의약품 공세가 계속됨에 따라 2000년대 들어 최첨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추진하며 해외 진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제약기업에 대한 공급이 크게 늘면서 원료의약품이 대표적인 수출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2015년 국내 제약기업의 원료의약품 수출규모는 약 12억5000만달러로 생산액의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달성했다.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6.5% 성장해 2020년에는 185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용 수요 뿐만 아니라 신약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용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보험재정 안정을 위해 제네릭 확장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이 긍정적 요인이다.
시장 관계자는 “국산 원료의약품은 가격 대비 효능이 좋은 만큼 중국산과 인디아산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 국내 제약 메이저는 물론 코오롱생명과학, 파미셀 등 바이오기업도 원료의약품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원료의약품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 원료의약품 수출은 18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했으며, 2016년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은 원료의약품 사업을 전개하는 자회사 덕분에 짭짤한 이익을 얻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으로 2015년 매출 1380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에스티팜은 매출의 70% 이상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원료의약품 수출로 올리고 있다.
종근당은 경보제약과 발효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인 종근당바이오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보제약은 수출이 매출의 45.0%를 차지하며 종근당바이오 역시 수출비중이 76.4%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제약기업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원료의약품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수출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