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카(Silica)가 카본블랙(Carbon Black)의 대체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실리카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글로벌 시장규모가 2018년 약 3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리카는 타이어를 비롯한 고무제품, 농약, 치약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타이어 라벨링 제도가 확산됨에 따라 타이어 보강제로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타이어 라벨링은 회전저항, 젖은 노면 접지력 등 평가항목에 따라 타이어를 5단계로 분류하고 있으며 친환경제품이 요구됨에 따라 유럽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실리카는 타이어 라벨링의 필수 평가항목인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접지력을 향상시키는데 유리해 기존 고무 보강재인 카본블랙을 대체하고 있다.
카본블랙은 내마모성 향상에 기여도가 높아 타이어에 필수적으로 첨가되고 있으나 회전저항 및 젖은 노면 접지력 향상에는 실리카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타이어용 실리카는 타이어 라벨링을 처음 도입한 유럽에서 수요가 급증했고 중국이 신증설을 확대함에 따라 글로벌 공급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용 실리카 수요는 2015년 150만톤에 달해 전체 실리카 수요의 30-40%를 차지했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신증설을 확대하고 있다.
타이어 관계자는 “실리카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나 타이어 라벨링이 확산됨에 따라 전통적 원료인 카본블랙을 대체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카본블랙은 타이어에 필수적으로 첨가되는 재료로 장기적인 R&D(연구개발)가 가능했고 기술노하우도 풍부하나 실리카는 타이어 원료로 사용된지 20년이 채 되기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R&D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 실리카 시장은 솔베이(Solvay), 에보닉(Evonik)이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솔베이가 신증설을 추진해 결과가 주목된다.
솔베이는 2013년 12월 전북 군산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21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산업단지 9만9000평방미터 부지에 2016년 12월까지 고분산 실리카 공장을 건공할 계획이다.
솔베이는 인천에서 실리카 6만3000톤 공장을 가동해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기요금이 저렴한 이점을 활용해 신증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리카는 모래를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국제유가와 무관하고 제조과정에서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국가별 에너지 비용과 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솔베이는 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타이어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며, 중국에서서 고분산 실리카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국내 생산제품은 일본 및 동남아시아로 수출할 계획이다.
타이어용 실리카는 분산력이 우수한 고분산 실리카가 고급 그레이드로 평가되고 있으며 범용이 고급으로 대체되고 있다.
고분산 실리카 가격은 2010년 톤당 1500-1600달러로 높은 수준을 형성했으나 중국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2016년 1200달러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중국산은 톤당 900-1000달러로 글로벌 메이저보다 200달러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나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돼 국내 타이어 생산기업들은 주로 솔베이와 에보닉에서 실리카를 공급받고 있다.
타이어 관계자는 “실리카는 중국에서 신증설이 활발해 2016년 5월 120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에서는 남해화학이 신규 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해 투자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화학은 여수에 195억원을 투자해 나노기공 실리카 공장을 2016년 1월 상업화할 예정이었으나 수요처 확보가 어려워 시험생산에 그치고 준공을 5-6개월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어 생산기업들은 국산 및 중국산보다는 기능성이 우수하고 협력 R&D를 진행하고 있는 솔베이 등 글로벌 메이저 생산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