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용 특수가스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2D(2차원) 낸드(Nand)에서 3D(3차원) 낸드로 전환함에 따라 특수가스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특수가스 생산기업들은 대폭적인 영업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및 중국의 디스플레이 생산기업들이 LCD(Liquid Crystal Display)보다 특수가스를 약 30% 더 사용하는 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특수가스 생산기업들은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특수가스는 반도체, LCD, LED(Light Emitting Diode), 태양전지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고압가스로 완성제품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커 신뢰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요기업들이 기술적으로 검증된 곳과 거래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나타내며 공정개발 초기단계부터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머티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 대성산업가스, 에어프로덕츠코리아, 후성 등이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증착, 식각, 세정 등으로 분류되며 기판 위에 금속 및 비금속물질을 얇게 입히는 증착공정과 패턴을 만드는 패턴공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NF3(삼불화질소), C4F6(육불화부타디엔), WF6(육불화텅스텐) 등이 대표적인 반도체용 특수가스이며 NF3는 증착공정 후 체임버 내부에 생기는 잔류물 제거에, C4F6은 식각공정에, WF6은 증착공정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NF3는 반도체용 가스 가운데 수급이 가장 타이트해 증설로 이어지고 있으며 공급과잉 전환이 우려되고 있다.
3D낸드 적층 경쟁으로 “즐거운 비명”
특수가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2D낸드보다 특수가스 사용량이 많은 3D낸드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용 특수가스는 kg당 평균가격이 2013년 4만9496원에서 2014년 13만2407원, 2015년 14만6607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3D낸드를 양산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2016년 3월 삼성전자에 이어 3D낸드 양산에 돌입하는 등 국내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3D낸드는 기존제품보다 전력 소비량이 적고 수명도 최대 10배 더 길어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D낸드보다 증착작업이 4배 이상 늘어나 가스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D낸드는 적층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어 특수가스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8단 3D낸드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64단 양산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36단 3D낸드 양산을 시작으로 2016년 말에는 48단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2013년 반도체 시황 악화로 특수가스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이 30% 정도 떨어졌으나 2014년 이후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며 “WF6, C4F6 등 일부제품은 2014년 말을 기점으로 1년 사이에 가격이 3배 가까이 올랐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에도 상승세가 지속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특수가스 생산기업들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2013년 시황 악화로 중단했던 NF3 증설투자를 2014년부터 재개했으며 2016년 말까지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후성은 2015년 C4F6 및 WF6 생산라인을 증설해 2015년 말부터 가동하고 있고, 대성산업가스는 2014년 ChemChina와 합작으로 NF3 1000톤 공장을 건설해 2016년 들어 본격 가동하고 있다.
수급에 따라 영업실적 “천차만별”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수익성은 수급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요는 주로 반도체 시황에 연동되고 있으며 원익머티리얼즈를 제외한 생산기업들은 주력제품별 수급 상황에 따라 영업실적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익머티리얼즈는 80여개 종류의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등 포트폴리오가 넓어 특정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영업실적이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NF3 7600톤, SiH4(모노실란) 2000톤, WF6 250톤, SiH2Cl2(디클로로실란) 150톤, Si2H6(디실란) 10톤 등을 생산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NF3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영업실적이 NF3 수급상황에 크게 연동되고 있다.
NF3는 용기 보관기간이 길어 공급이 수요보다 10% 많을 때 실질적으로 수급밸런스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0년 공급과잉률이 1%에 불과해 수급타이트가 형성됨에 따라 SK머티리얼즈는 2010-2011년 각각 33.3%, 33.1%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2010년 NF3 3000톤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2년 하반기부터 수요가 줄어들면서 공급과잉률이 30% 내외로 급상승함에 따라 증설 투자를 잠정 중단했고 2013년 영업이익률은 3.8%로 폭락했다.
하지만, NF3는 2013년 말 이후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공급과잉률이 2014년 15%, 2015년 8%까지 개선됐고 SK머티리얼즈는 2014년 영업이익률이 12.5%까지 회복됐다.
2015년에는 매출액 3380억2000만원에 영업이익 1128억2800만원으로 최대실적이 예상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33%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성산업가스는 질소, 산소, 아르곤 등 산업용가스에 주력하고 있으며 반도체용 특수가스로는 SiH4, NH3(암모니아), SF6(육불화황)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0년 14.3%에서 2011년 12.3%, 2012년 10.2% 하락했고 2013년 8.4%, 2014년 5.7%로 10%에 미치지 못했으며 순이익율은 2013년 0.47%, 2014년 0.21%에 불과했다.
후성은 냉매가 주력사업으로 반도체용 특수가스는 NF3, C4F6, WF6 등을 생산했으나 NF3는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2013년 12월 철수를 선언했다.
반도체 시황 악화로 2012년 58억7000만원, 2013년 159억200만원, 2014년 92억1501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2014년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C4F6, WF6 생산라인을 증설해 2015년 말부터 가동함으로써 2016년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후성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에서 매출이 증가해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NF3는 시황이 회복됐음에도 경쟁기업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낮기 때문에 사업재개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원익머트리얼즈, 폭넓은 포트폴리오로 승부
원익머트리얼즈는 80여개 이상의 다품종 소량생산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정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기 때문으로 2013년 반도체 시황 악화로 특수가스 수익성이 감소했을 때도 20.3%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영업이익률이 2010년 22.8%, 2011년 22.3%, 2012년 21.3%, 2013년 20.3%, 2014년 20.4%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20%를 상회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이노텍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기업들을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주요 고객사의 니치마켓을 적절히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매출처는 삼성전자로 원익머트리얼즈는 삼성전자의 증설에 영업실적이 연동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3/4분기부터 DRAM 17라인을 본격 가동한데 이어 2016년에는 중국 Xian의 3D낸드 및 S3라인 비메모리 등의 신규 가동이 예정돼 있어 원익머트리얼즈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에 OLED용 특수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원익머트리얼즈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OLED패널 공정에 필요한 특수가스 15종 가운데 13종을 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부에 공급하고 있으며 OLED용 특수가스 매출 비중이 17%에서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M14 공장 이전으로 매출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효성, 삼성 노리고 NF3 증설한다!
효성이 국내 및 중국에서 NF3 증설을 발표한 가운데 배경에 삼성전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OCI머티리얼즈가 SK그룹에 인수되면서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기업인 삼성전자가 공급처를 변경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NF3는 반도체 공정 스탭 수의 증가, 3D 낸드 시장의 성장, OLED 패널 보급화 등으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2025년까지 176조원을 투자해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특수가스 생산기업들은 중국의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NF3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잠정 중단했던 증설투자를 마무리하고 있고 대성산업가스도 중국에 1000톤 공장 신증설을 완료해 2016년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효성도 울산 소재 NF3 1250톤 증설을 완료한 후 2016년 3월 생산에 돌입했다.
중국 Suzhou에도 약 2000억원을 투자해 2017년 상반기까지 2500톤을 신증설할 계획으로 증설이 완료되면 효성은 생산능력이 2000톤에서 5750톤으로 확대된다.
또 10년 이내에 6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와 중국에서 생산능력을 1만톤 가량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OCI머티리얼즈가 SK그룹에 인수되면서 SK하이닉스와 경쟁기업인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비중이 줄어들 것을 예상해 효성이 국내외 증설을 감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OCI머티리얼즈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55%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을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었으나 SK에 인수되면서 삼성에 납품하는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며 “효성이 국내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중국에 추가로 증설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늘어나는 중국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외에 삼성에 대한 납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SK는 2015년 11월 OCI머티리얼즈를 4816억원에 인수하며 SK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효성의 증설이 SK머티리얼즈에게 큰 위협이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머티리얼즈는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SK하이닉스를 수요처로 확보했기 때문에 전체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효성의 증설도 중국에서 NF3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삼성전자만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어 중국의 NF3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SK머티리얼즈도 중국 NF3 증설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효성이 계획대로 증설을 감행하면 글로벌 시장은 약 10% 공급과잉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수급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며 “SK머티리얼즈도 2010년에 NF3 증설을 계획했으나 2013년 반도체 시황 악화로 투자를 중단했다가 최근에 재개하는 등 시황 변동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효성의 증설 계획도 시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달려있어 시장에 큰 변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SK머티리얼즈는 2010년 3단계에 걸쳐 NF3 3000톤을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1차로 1000톤만 증설하고 2차 투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급과잉에 따른 시황악화로 2013년 10월 투자를 잠정 중단했다.
이어 2014년 10월 2차 투자로 1000톤 증설을 진행했으며 2015년 6월 나머지 1000톤에 대해 3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와 중국 Zhenjiang에 2017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1000톤을 증설을 실시해 생산능력을 8600톤으로 확대된다. <박주현 기자>
표, 그래프 : <특수가스 생산기업의 영업실적 변화><NF3 공급 초과율(2008-2015)><특수가스 생산기업의 영업이익률 비교(2010-2014)><SK머티리얼즈의 생산능력 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