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들은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제네릭) 출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9월 일동제약을 시작으로 53개 제약기업이 독일 Boehringer Ingelheim의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복제약 119종의 시판을 허가받았으며 최대 100종 정도가 실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윈스타는 매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블록버스터 약품으로 복제약 시장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리베이트(약품 채택에 대한 대가성 금품 지급) 등의 문제도 복제약 경쟁에서 비롯된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거나 처방 권한이 있는 의사‧약사를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복제약 외에도 수입한 의약품의 유통·판매 대행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11개 제약기업의 1-9월 매출액 가운데 직접 개발하지 않은 도입 의약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4.7%에 달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1-9월 매출이 9643억원으로 국내 제약기업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으나 4분의 3에 해당하는 7148억원이 수입약 유통에 따른 매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출 순위 2위인 녹십자도 매출의 46.4%, 3위 종근당 역시 35.5%를 도입 의약품 판매로 벌어들였다.
국내 제약산업은 119년 역사 동안 개발한 신약이 27개에 불과하며, 특히 2016년에는 R&D(연구개발) 투자가 미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미약품이 1-9월 R&D에 1063억원을 투입하며 유일하게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반면 유한양행은 618억원으로 매출의 6% 수준, 2016년 1조클럽 진입이 확실시되는 광동제약 역시 36억원으로 0.8%를 투자하는데 그쳤다.
반면,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매년 매출의 15%인 수조원 가량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