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벼 껍질인 왕겨에서 나오는 실리카를 실리콘으로 환원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연료연구실은 1월12일 농부산물인 벼 껍질(왕겨)에서 나노 실리콘을 추출해 비탄소계 2차전지 음극재로 활용할 수 있는 공정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실리콘은 최근 고용량ㆍ고출력 비탄소계 2차전지 음극재 원료로 거론되고 있지만 리튬과 반응할때 최대 400% 가량 부피가 팽창해 충전과 소비를 반복할수록 균열이 생겨 용량이 급감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실리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쓰이는 마그네슘 열환원법은 600-900℃의 고온을 5시간 이상 유지해야 하는 등 설계와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조원철ㆍ서명원 선임연구원이 개발한 마그네슘 밀링공정을 활용하면 실리콘 부피팽창 문제를 극복하고 열환원법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새로운 공정은 마그네슘 분말을 환원제로 활용한 볼밀(분쇄기) 공정으로 상온ㆍ상압에서 단시간, 대용량으로 실리콘을 환원할 수 있다.
환원수율도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이 세운 세계 최고치 83.2%를 초과한 91.72%로 높아 기존 탄소 음극재보다 많은 용량의 실리콘을 열환원법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됐다.
서명원 선임연구원은 “나노구조 실리카를 실리콘으로 환원해 2차전지 음극재로 활용하면 용량과 출력이 좋아진다”며 “여기에 새 공정을 적용하면 단점들을 극복한 효율적인 생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차전지 음극재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공정 기본 설계를 완료해 에너지기업과의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기술 이전과 후속 연구를 통해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의 핵심인 왕겨를 이용한 나노 실리콘 대량생산 기술은 2016년 10월24일 세계적인 나노화학 권위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 온라인에 게재됐다. <오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