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4월로 예정했던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의 중국 출시를 연기했다.
중국 정부가 LG화학을 비롯한 국내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배터리 공급기업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중국 생산·판매법인인 북경현대(BHMC)는 쏘나타 PHEV에 장착할 배터리를 LG화학의 배터리에서 중국 CATL의 배터리로 변경하기 위해 출시를 2018년 2월로 연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6년 6월 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 정부의 제4차 전기자동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서 탈락한 직후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 LG화학이 추가 심사에서 인증을 통과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LG화학과 삼성SDI는 이후에도 인증을 받지 못했고 중국 정부는 2016년 말 발표한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차량 명단에서 국내기업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을 모두 제외했다.
현대자동차가 배터리 교체를 결정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중국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전기자동차 판매를 사실상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며, 탑재 배터리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1년 가량의 작업시간이 소요돼 출시 연기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의 조치를 한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조치의 연장선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지 못하면 성장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기업들은 LG화학 뿐만 아니라 국산 배터리 사용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친환경 자동차 시장규모가 50만7000대로 미국의 50만5000대를 뛰어넘으며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