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BOPP(Bi-axially Oriented Polypropylene) 시장은 구조재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BOPP 시장은 고기능제품이 범용화되면서 극심한 공급과잉에 시달려 구조조정이 예상됐으나 일부기업들은 여전히 버티기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BOPP는 1인가구 급증으로 포장소재 사용이 증가하면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요 증가가 미미한 가운데 증설까지 겹쳐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수요는 11만-12만톤에 불과하나 대림산업과 율촌화학이 증설함으로써 공급과잉이 3년 이상 지속되고 있고 필맥스, 삼영화학, 화승인더스트리까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대림산업 석유화학산업부는 2013년 완주 소재 BOPP 필름 4만5000톤 공장을 증설해 규모화함으로써 2016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트 절감을 위한 투자가 요구됐다”며 “판매가격을 조정하기 어려워 코스트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시장세분화 전략을 통해 고부가가치제품 위주로 해외판로를 개척하고 대량 구매하고 있는 수요기업을 중심으로 공급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BOPP 수율을 개선해 코스트 절감을 시도하고 있는 반면, 율촌화학은 전자소재 등 신규 그레이드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율촌화학은 농심 계열사에게 매년 약 8000톤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신규라인을 가동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율촌화학은 전자소재를 포함하는 신규 그레이드에도 투자해 중장기적으로 성장사업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소재 사업에 2003년부터 3차례에 걸쳐 11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4000억원대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률 6-7%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맥스는 2012년 신 성장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BOPP 시장에서 특화제품을 선도했으나 율촌화학과 대림산업이 증설하면서 코스트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맥스 관계자는 “율촌화학과 대림산업이 증설해 공급과잉으로 전환됐다”며 “수익성에서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테이프·인쇄용보다는 다른 수요처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필름 시장에서 비교적 공급과잉이 덜한 CPP(Chlorinated PP)를 판매해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삼영화학은 공급과잉으로 생산을 중단했던 김해공장을 재가동하기 보다는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영화학은 2015년 4/4분기부터 필름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이루었고 매월 1200톤을 판매하며 풀가동을 지속하고 있다.
삼영화학 관계자는 “공급과잉 시장에서 B/S(Before Service), A/S(After Service)를 강화해 수요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테이프 용도보다는 인쇄용에 주력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친환경BOPP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화승인더스트리는 대기업군으로 분류됨에 따라 고비용 구조로 인건비 등의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해 적자생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BOPP 증설 시기를 놓쳐 코스트 절감이 어려워짐에 따라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화승인더스트리는 신발소재 사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BOPP 증설 및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화승인더스트리가 대림산업에게 BOPP 사업을 매각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대림산업은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BOPP는 공급과잉으로 내수가격 인상이 어려워짐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이어져 부실기업 철수를 통해 치킨게임이 조만간 종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