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대표 오성엽)이 영업이익 호조에도 불구하고 1994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Polysilicon) 생산 계열사인 SMP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864억원의 매도 가능 금융자산 손상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롯데정밀화학은 2016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1107억원으로 전년대비 512억원 가량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97억원으로 10배 이상 폭증해 영업이익률이 0.2% 수준에서 2.7%로 급등했다.
염소, 셀룰로오스, 암모니아, 전자소재 등 주력제품 판매량이 증가했고, 종업원 급여를 약 550억원 감축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롯데정밀화학은 영업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은 435억원을 기록했다.
총 864억원의 매도 가능융자산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보유하고 있는 SMP 지분 15%에서만 764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손상차손을 포함한 총 기타비용은 1123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축소에 따른 이자비용 절감이 없었다면 적자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2011년 미국 SunEdison과 함께 울산에 SMP를 설립하며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했다.
당초 50대50 공동 출자였으나 롯데정밀화학이 2014년 5월 SunEdison에게 지분 35%를 넘기면서 지분 구조를 85대15로 변경했다.
SMP 울산공장은 2015년 상업생산을 시작해 2015년 매출액 315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가동 첫해에 비교적 우수한 영업실적을 냈다.
그러나 2016년 초 SunEdison이 채권자 협의에 들어감에 따라 채무를 갚지 못하는 디폴트 상황에 놓이게 됐으며 4월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롯데정밀화학은 SMP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2016년 1/4분기 지분 15% 출자금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출자금 외에 매출채권, 금융자산, 유·무형자산, 미수금 등도 모두 대손으로 인식했으며 매출채권 등에서 발생한 대손상각비만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MP는 2016년 5월 울산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딜로이트안진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