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적인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롯데, LG, SK 등 대기업이 중심이 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신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유통 분야에서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터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등의 생산공정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급망 및 재고 관리에 빅데이터나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화학기업들의 생산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최근 석유화학 사업을 유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화학 3사를 BU(비즈니스유닛)로 통합한 만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LG CNS를 통해 계열기업들의 IT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공장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활용해 제조과정에서 취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통합괸리시스템(UMS: Universal Management System) 「ezUMS」를 개발하고 LG화학의 생산설비를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공정에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2016년 9월부터 ESS(Energy Storage System) 공장에서 파일럿 검증을 실시해 최근 실제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 역시 2018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서산 배터리 2공장 라인에 △원료 투입부터 완제품 검사 및 포장까지 전 과정 자동화 △빅데이터 기반의 설비 운영 모델 고도화 △제조 운영 관련 중앙관리 시스템 등을 적용해 생산성을 3배 이상 향상시킬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2016년부터 GE(제너럴일레트릭)의 산업인터넷 플랫폼인 「프리딕스(Predix)」를 활용해 계열기업의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한화큐셀 진천공장에 공정 제어, 물류‧불량 관리 등을 실시간 파악하는 생산관리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국내기업들은 석유화학공정에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이 미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석유화학산업은 보수적인 면이 많고 생산설비의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일, 미국, 일본처럼 정부와 연계하고 경쟁기업과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전체 산업의 고도화를 도모해야 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스마트공장 개수 목표만 중시하고 있고 산업용 IoT 시장은 개별기업들의 경쟁을 통해서만 성장하고 있어 국가 기간산업인 석유화학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적용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