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미국산 컨덴세이트(Condensate)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기업들은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80%에 달하고 있으나 원유 도입처 다양화를 시도함에 따라 2016년 말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미국산 수입이 총 500만배럴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GS칼텍스가 2016년 11-12월 국내 정유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산 원유 200만배럴을 수입했으며, 2017년 6월에는 50만배럴을 더 들여온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오일뱅크도 5-6월 미국산 원유 200만배럴을 수입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미국산 원유가 자사 설비에 적합하지 않아 수입하지 않고 있으며, S-Oil은 아람코(Saudi Aramco)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미국산 원유 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기업 가운데에서는 한화토탈이 미국산 컨덴세이트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3월에 총 2598만6000달러(약 300억원)에 50만배럴을 도입해 나프타, 경유, 휘발유 등을 생산한 후 대산 NCC(Naphtha Cracking Center), 주유소 사업 등에 투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미국산 컨덴세이트의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만약 중동산보다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판단을 내리면 추후 추가 도입을 시도할 방침이다.
미국산 컨덴세이트는 한화토탈이 도입한 3월 기준 수입가격이 배럴당 52.36달러로 이란산 54.43달러에 비해 2달러 가량 낮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2016년 말부터 원유 감산에 나서며 중동산에 비해 가격이 낮아졌으며, 최근 해상 운임이 대폭 하락하고 2016년 6월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하면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컨덴세이트 스플리터 정제능력은 한화토탈 22만5000배럴, 현대케미칼 13만배럴, SK에너지 10만배럴, S-Oil 8만배럴 수준이며 2012-2015년 도입 비중이 카타르산 58%, 오스트레일리아산 14%, 적도기니산 6%, 러시아산 4%, 리비아산 3.6% 순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산은 2016년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늘어나고 있다.
미국산은 앞으로도 미국이 컨덴세이트 수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도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셰일가스(Shale Gas) 열풍을 타고 주성분인 에탄(Ethane)의 석유화학 원료 이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잉여 컨덴세이트를 처리하기 위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컨덴세이트 생산량이 2015년 기준 하루 약 150만배럴에서 2020년에는 220만배럴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