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박진수)은 노동조합 불법도청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LG화학은 익산공장에서 7월20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던 도중 노조 간부가 과거 회사측이 노조 휴게실에 설치했던 도청 장치를 발견해 불법도청 파문이 점화됐다.
노조 간부들은 노사 협상이 잠시 정회된 상황에서 휴게실로 이동했다가 마이크 형태의 도청 장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는 줄을 통해 옆방으로 연결돼 있었고 녹음 기능까지 장착됐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조는 즉시 회사측에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일부 간부들이 7월21일 여의도 LG화학 본사를 항의 방문해 경영진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실무 직원이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판단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실제 녹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노조와 협의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한 관련자 징계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실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6월부터 임단협을 시작했으며 예년과 같이 9월경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016년에는 양측이 임금인상률을 놓고 맞서기는 했지만 10년 넘게 무분규 타결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2017년에는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교섭 대상을 확정짓는 문제 등으로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다른 그룹에 비해 오너가 관련 비리나 노사문제가 적은 것으로 정평이 난 LG그룹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충격”이라며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까지 있어 앞으로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