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단지에 ECC(Ethane Cracking Center)가 건설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석유화학 시장은 NCC(Naphtha Cracking Center)가 주요 생산설비로 자리잡고 있으나 롯데케미칼 허수영 BU장이 2017년 9월14일 「대산 첨단화학 특화단지 MOU(양해각서) 체결식」에서 다양한 투자방안 가운데 NCC, ECC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ECC 건설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ECC는 미국‧중동을 중심으로 에탄 가스를 투입함으로써 국내에서는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미국이 셰일가스(Shale Gas) 개발을 확대해 국제유가에 이어 천연가스 가격도 폭락함에 따라 운송비를 감안해도 흑자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2008년 100만BTU당 12달러에 달했으나 2017년 8월 기준 3달러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아시아 가격도 6-7달러 수준으로 절반 이상 폭락했다.
NCC 베이스 에틸렌(Ethylene)은 제조코스트가 원료 1441달러, 유틸리티 207달러에 달하지만 부산물 판매로 1425달러를 절감할 수 있어 234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NCC로 에틸렌만 생산하면 적자”라며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e), BTX 등을 판매해야 흑자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ECC는 부산물 시황과는 상관 없이 에틸렌 시세가 7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흑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 ECC를 가동하면 제조코스트가 천연가스 7달러 기준 원료 600달러, 유틸리티 200달러 수준에 부산물 판매로 150달러를 절감함에 따라 650달러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또 ECC는 천연가스를 투입해 생산함에 따라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어 배출권 구매비용까지 감안하면 코스트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국내기업들은 글로벌 에탄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 마진 확보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Ineos와 인디아 Reliance는 이미 미국산 에탄을 도입해 크래커의 경제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Ineos는 2016년 9월 처음 미국산 에탄을 수입해 Grangemouth 소재 80만톤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다.
다만, 미국산 에탄을 도입하려면 수출설비 건설, 운반선 확보, 저장설비 건설, 크래커 개조 및 건설 등으로 약 1조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산업통상자원부,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S-Oil 등이 대산 첨단화학 특화단지에 대형 생산설비를 투자하지 않는 이상 10조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기 어렵다며 크래커 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한화토탈은 C4를 투입해 부타디엔을 생산할 수 있는 BDH(Butene Dehydrogenation) 투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컨센세이트(Condensate) 스플리터를 가동할 때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텐을 활용하기 위해 수년간 R&D(연구개발)에 집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허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