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글로벌 수주 시장에서 중국기업에게 밀리고 있다.
중국 최대의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생산기업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은 최근 폭스바겐(Volkswagen)이 진행하는 수십억달러 상당의 배터리 수주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CATL 유럽 대표는 최근 개최된 프랑크푸르트 모토쇼에서 “현재 3-5개의 글로벌 EV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폭스바겐의 MEB 프로그램에 투입할 배터리 수주전에 뛰어들었다”면서 “CATL은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EB는 폭스바겐의 EV 전용 플랫폼으로 아직 개발단계이지만 다양한 크기의 EV에 적용이 가능해 시장 확장이 기대되는 만큼 수많은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수주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 삼성SDI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중국기업은 CATL 외에 BYD도 수주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2018년 초 MEB 프로젝트의 공급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총 240달러를 투입해 EV를 300만대 양산할 계획이어서 MEB 적용에 따른 수익만 6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최근 유럽기업과 연계를 강화하며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CATL은 BMW, 다임러(Daimler)와 협력관계를 맺은 상태이며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에는 EV 배터리를 직접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출하량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50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CATL과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BYD는 2016년 EV 배터리 출하량이 7.35GWh를 기록하며 파나소닉(Panasonic)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최근 3년 동안 생산능력을 매년 6GWh 확대했으며 2018년 22GWh 생산체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소재 생산기업들도 중국기업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삼성SDI에게 전해액을 공급하는 리켐은 9월 들어 BYD 납품을 위한 미팅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으며 신규자금 79억원을 조달해 중국지사 설립 등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리켐 관계자는 “BYD와 계속 미팅을 가질 예정”이라며 “2017년 안에 어떠한 형태든 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