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독일은 2015년 디젤게이트 발생 후 정부가 전기자동차(EV) 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2020년까지 독일이 세계 EV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E모빌리티 플랫폼 감독위원회(NPE)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NPE에는 독일 완성차 생산기업은 물론 과학협회, 정치단체 등이 두루 소속됐으며 EV 생산 뿐만 아니라 EV용 주요 부품의 공급·생산도 독일이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독일은 정부의 산업 육성 정책을 타고 EV 판매량이 2017년 9만대를 돌파하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역시 4만대 수준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배터리 셀 생산설비가 턱없이 부족하며 주요 부품 생산기업들이 배터리 셀 생산에 필수적인 양극재와 분리막 등을 공급해줄 곳을 물색하느라 분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기업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EV용 배터리 셀을 제조하고 있으며 포스코ESM, 코스모신소재 등이 양극재를, SK이노베이션과 더블유스코프코리아 등이 분리막 생산을 담당하는 등 EV 배터리 생산을 위한 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자동차기업들도 요헨 쉐퍼스 Mercedes Benz 본사 승용부문 구매 및 공급 품질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10월17일 한국전자전(KES) 기조연설에서 한국 배터리 부품 생산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맺을 의사가 있다고 밝히는 등 국내기업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은 자동차산업 매출이 400억유로(약 53조4720억원)로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7.7%를 차지하며 전체 수출의 20%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중국의 성장세에 주목하며 최근 수년 동안 중국 EV 시장 공략에 집중했으나 2016년 이후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을 이유로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견제를 강화함에 따라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자동차기업에 대한 공급을 겨냥해 생산설비 투자를 유럽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독일 정부가 계속 EV 확대 정책에 주력함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화학은 2018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독일 국경과 190여km 떨어진 폴란드 Wrocław에 EV 배터리 셀-모듈-팩 일괄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헝가리에 구축한 EV 배터리 공장을 2018년 2/4분기 상업가동해 BMW, 폭스바겐(Volkswagen) 등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 체코 등에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