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리튬(Lithium) 확보 경쟁에서 중국에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Sinochem이 세계 3대 리튬 생산기업인 칠레 SQM을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에 인수했다고 10월23일 밝혔다.
SQM은 2016년 생산량 3만8900톤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26%를 차지했으며 미국 Albemarle, FMC와 함께 세계시장의 80%를 과점하고 있다.
Sinochem은 SQM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SQM의 지분투자 수익 뿐만 아니라 LiB(Lithium-ion Battery) 원료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가 2017년 들어 자국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엄격히 제한하는 가운데 국유기업인 Sinochem이 거액을 들여 SQM을 인수한 것은 전기자동차(EV) 시대에 대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앞장서서 스모그 문제 해결과 EV 시장 선점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EV 시장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배터리용 탄산리튬 수요는 2002년 6000톤에서 2015년 6만6000톤으로 급증했으며 앞으로 EV와 ESS(Energy Storage System) 보급이 확산되면 2025년에는 18만톤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은 주요 3사가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플랜트 신증설도 최소 몇년 걸리기 때문에 수요 신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리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배터리용 탄산리튬 2500톤을 가동하며 장기적으로 최대 4만톤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칠레 정부가 추진하는 리튬 채굴 및 가공 사업권 입찰 경쟁에 뛰어드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국유기업이 메이저 1곳을 확보함에 따라 최근 수년 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EV 배터리 및 부재 시장의 중국 의존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