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안전대책 등 자동차 트렌드가 시작되는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화학기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럽·미국기업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정보 및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일본기업들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유럽·미국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자동차 전략과 관련된 전문창구를 설치해 자동차 소재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일본, 유럽 중심으로 전략거점 개설
화학기업들은 거대시장을 확보함과 동시에 부가가치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흥국에서는 양적 확대가 기대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는 전기자동차(EV) 및 자율주행을 비롯한 신기술, 안전기준 및 환경규제 강화를 바탕으로 기능소재 채용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기업들은 특히 유럽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유럽은 자동차 관련 신기술 및 유행이 시작되는 지역으로 고부가가치화를 목표로 하는 화학기업이 공략하기에 적합한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시장개척을 함께해온 일본 자동차기업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낮아 유럽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Asahi Kasei Chemicals(AKC)은 2016년 4월 자동차 시장 개척을 목표로 유럽 총괄거점인 Asahi Kasei Europe을 설립한데 이어 2017년 2월 EP(Engineering Plastic) 기술센터를 설치했다.
Toray는 유럽에 컴파운드 공장을 건설하고 일본에 이어 자동차용 개발센터를 개설할 방침이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전략창구를 보유하고 있는 Mitsubishi Chemical(MCH)도 마지막으로 유럽시장을 개척하기로 결정했다.
Mitsui Chemicals(MCC)과 Teijin은 북미시장을 발판으로 유럽을 공략할 방침이다.
MCC는 북미의 자동차용 PP(Polypropylene) 컴파운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위탁생산을 통해 시장을 커버하고 있어 자체 컴파운드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소재 인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CSP(Continental Structural Plastics)를 인수한 Teijin은 티어(Tier) 1을 경유해 자동차 노하우를 흡수하고 전략제품인 탄소섬유로 유럽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일본 자동차기업에 의존하는 대책으로는 글로벌화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유럽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지 자동차 관련기업을 공략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동차 전략의 전문창구 설치도 잇따르고 있다.
창구를 통해 니즈를 파악한 후 자사의 자동차용 화학제품을 원스톱으로 제안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자동차기업 및 티어 1에 소재 및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자동차와 파이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시장이라는 거대한 비즈니스 찬스를 잡기 위해서는 활발한 글로벌화와 동시에 지역별 세밀한 대응과 정보전이 필수적이어서 일본 화학기업들은 창구를 주요 전략기지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유럽에서 채용된 신소재가 세계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신흥국의 양적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럽에서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세계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부터 생산까지 현지체제 확립 목표
Toray와 MCH는 자동차 전략창구의 글로벌화를 리드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 매출액이 전체의 15% 수준에 불과하나 앞으로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Toray는 2014년까지 일본, 미국, 유럽의 주요 지역에 창구를 설치한 후 2016년 한국과 중국, 2017년 아세안(ASEAN) 및 인디아 시장을 주목해 타이에 창구를 마련했다.
MCHl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일본, 중국, 미국, 타이에 이어 독일에 전문창구를 개설할 방침이다. 전략창구는 자사 생산소재의 일괄 제안, 자동차기업의 니즈 파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Toray, MCH는 일본 자동차기업과 정기적으로 연구개발 발표회를 열어 소재와 니즈의 매칭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계열사 가운데 자동차 관련기술이 뛰어난 곳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회사 단독으로는 거대한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우나 모회사의 창구를 경유함으로써 사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본에서 성공한 사례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창구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기술센터도 해외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Toray는 일본 Automotive Center 기능을 중국과 유럽에도 추가할 방침이다. 신기술이 시작되는 유럽은 기술센터에 대한 니즈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1년 Automotive Center China를 설치했으나 쇼룸의 요소가 강해 실험실 기능을 확충함으로써 기술센터화할 계획이며, 창구가 있는 북미와 타이도 고려하고 있다.
MCH는 가상의 개발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MCH는 3사 통합으로 일본, 유럽, 미국, 아시아에 개발센터가 분포함에 따라 분산된 기능을 활용해 시험제작기기, 평가기기를 융통함으로써 글로벌한 기술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양사는 장기적으로 생산거점 정비도 계획하고 있다.
창구에서 파악한 니즈를 토대로 현지에서 개발 및 시험제작을 실시한 후 생산까지 이어가는 방안으로 개발 스피드 향상, 현지생산·현지소비를 통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KC, MCC도 창구 설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AKC는 2016년 Automotive 사업추진실을 신설해 일본과 유럽에 창구를 마련한데 이어 2017년 4월 미국 실리콘밸리 CVC(Corporate Venture Capital)에 추진실을 설치했다.
창구가 없는 중국은 개발사업 거점을 활용해 일본에서 컨트롤할 계획이다.
MCC도 2016년 Mobility 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2017년 4월 연구개발본부에 Mobility Development Center를 새롭게 설치했다.
Mobility Development Center는 자동차 분야의 코디네이트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직접 제작해 제시한다는 콘셉트로 개별부서의 테마에 대해 내·외부 자원을 총망라함으로써 실제로 부품까지 완성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Teijin은 다른 소재 생산기업과 다르게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Teijin은 북미 최대의 자동차용 복합소재 성형기업 CSP를 인수함에 따라 티어 1 판매채널, 자동차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자동차 분야를 개척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 개설한 자동차 전략창구인 자동차 사업추진부가 복합성형소재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를 관할하고 CSP를 산하에 두는 복합성형소재 사업본부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유럽, 세계적인 정보력으로 우위성 발휘
일본 화학기업들이 유럽·미국의 자동차기업 개척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미국 화학기업들은 일본 자동차기업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기업에 앞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유럽·미국 화학기업들은 자동차 트렌드가 시작되는 유럽의 우위성을 바탕으로 일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2015년 일본제품의 생산량이 98%에 달했으나 북미는 북미제품이 약 50%를 차지하는 가운데 일본제품은 30%대에 불과했으며 유럽은 대부분을 유럽제품이 점유했다.
유럽·미국의 화학 메이저는 오래전부터 일본 자동차 시장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DuPont은 2005년 Nagoya에 기술 및 생산제품을 전시하는 DAC(DuPont Automotive Center)를 개설해 인지도와 시장지위를 높인 바 있다.
2012년에는 자동차 분야 성공을 바탕으로 DAC를 더욱 발전·진화시켜 대상을 자동차 밖으로 확대한 Innovation Center를 신설했으며 최근에는 11개국 12곳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동차를 비롯한 기능성 소재 조직을 설치해 글로벌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유럽·미국 자동차산업의 트렌드를 일본에 소개하거나 일본 트렌드를 유럽·미국에 전달하고 있다.
일본에서 고안된 상품을 해외에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인 LJO(Landed Japanese Operation)도 전개하고 있다. 일본기업의 해외 진출에 맞추어 DuPont 일본법인이 미국, 아세안, 중국에 개발 담당자를 파견하는 제도이다.
DuPont은 일본의 자동차 관련제품 판매량이 시장성장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해 DAC, Innovation Center가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10여년 전부터 자동차용 사업부 횡단형 팀을 운영하고 있는 BASF는 일본 Totsuka에서 페인트, Yokkaichi에서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Polyurethane) 생산·개발센터를 가동하고 있으며, 2012년 Yokohama에 EP Innovation Center를 설치한 이후 Asia Composite Center, Design Factory Tokyo 등을 잇따라 개설해 일본 자동차 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자동차사업팀은 지역, 사업부문, 연구부문으로 구성되는 독일 본사의 GASC(Global Automotive Steering Committe)와 연계해 GASC에서 결정되는 글로벌 전략에 따라 일본 자동차산업에 접근하고 있다.
BASF는 일본 자동차기업과 깊이 관계하고 있으며 특정 용도는 일본 자동차기업의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함께 유럽기업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법인은 일본기업의 니즈를 정확히 이해해 글로벌팀과 함께 솔루션을 제공하고 유럽 트렌드를 일본 수요처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