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화학 메이저들이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바스프(BASF)는 최근 아시아‧태평양과 연계를 강화하고 연구개발(R&D)을 현지화하면서 주요 소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환경 관련 수요 파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와 생분해성 플래스틱, PU(Polyurethane) 등을 생산하는 퍼포먼스 머터리얼(PM) 사업부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에보닉(Evonik Industries)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반도체용 고순도 과산화수소와 사료 첨가물인 메치오닌(Methionine)을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에보닉만이 양산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계면활성제 공장 건설 및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 중국 중심 R&D 현지화 전략 본격화
바스프는 PM 사업 매출액이 2023년 72억유로(약 12조원)로 전년대비 15.0% 감소했으나 매출 중 30%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했고 2024년에도 신제품 출시 및 생산능력 확대를 멈추지 않았다.
중국 광둥성(Guangdong) 잔장(Zhangjiang)에 신규 건설한 종합 생산기지 페어분트(Verbund)는 계획했던 대로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 생산설비를 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비자들이 환경보호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수요기업들도 친환경 소재 생산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탄소발자국 저감과 바이오 원료 사용 등 환경성 및 기능성 관련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024년 6월 가공성과 기계특성을 유지한 채 탄소발자국을 60% 줄인 생분해성 플래스틱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공급을 시작했고, 5월에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 천연섬유인 마를 사용한 수지첨가제 생산기술을 보유한 신흥기업에 출자했다.
이밖에 외부로부터 구매하고 있는 컴파운드용 필러 등 부자재도 그린전력으로 생산된 것을 선택하는 등 서플라이체인 전체에서 배출량 감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와 협력해 순환경제 지원
중국에서는 순환경제 확립을 위해 중국 브랜드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리닝(Li-Ning)과는 TPU만 사용하고 100% 리사이클 가능한 신발을 개발했으며, 건설자재 메이저와는 ISCC 플러스 인증을 취득한 MDI(Methylene di-para-Phenylene Isocyanate)를 원료로 냉장창고용 PU 샌드위치 패널을 공동 개발했다.
바스프는 상하이(Shanghai) 이노베이션 캠퍼스를 통해 중국 맞춤형 생산제품 개발 및 용도 개척에 주력하고 있으며 단순히 생산제품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설계 단계에서 현지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또 중국에 광범위한 자동차 관련 소재를 바로 공급하는 횡단부문을 설치했으며 양극재, 냉각제, 코팅제, 첨가제, 촉매 등 배터리 관련 소재를 포함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중국은 최근 TPU, PA(Polyamide) 생산을 확대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바스프는 고부가‧고기능제품 공급에 집중하면서 중국기업과 차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에보닉, 블록화에 따라 투자전략 변경
에보닉은 에너지가격 상승 등에 따른 유럽화학제품 시장 침체와 첨예화되는 미국-중국 갈등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주요지역의 사업 비중 균형 및 현지생산·현지소비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 북미, 아시아·태평양에서 매출을 30%씩 거두는 것이 목표이다.
에보닉이 목표 달성에 있어 가장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평가하는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이다. 2023년 기준 아시아·태평양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이며 유럽은 30% 이상, 북미는 25% 수준이다.
에보닉은 30% 목표 달성을 위해 성장 시장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투자를 우선할 방침이다.
과산화수소 사업은 2023년 말 타이 합작기업을 완전 자회사화한데 이어 2024년 6월에는 중국 Fuhua Tongda Chemicals와 현지 합작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아시아·태평양 역내에서 반도체와 태양전지(PV) 생산, 식품 포장살균용 시장 등을 조준해 고순도제품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과산화수소를 원료로 PO(Propylene Oxide)를 생산하는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싱가폴에 바이오 계면활성제 공장 건설 검토
에보닉은 싱가폴에서 메티오닌 증설을 완료했다.
에너지 절약 성능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 효과가 10% 이상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최신 프로세스를 도입했으며 생산능력 역시 34만톤으로 4만톤 확대했다.
싱가폴에서는 바이오디젤 생산용 알콕사이드(Alkoxide) 촉매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10만톤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팜유 베이스 바이오디젤 생산의 양대산맥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와 가까운 지리적 메리트를 활용할 방침이다. 알콕사이드 촉매는 중장기적으로 PET CR(Chemical Recycle)에 채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보닉이 인디아와 함께 아시아·태평양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하는 중국에서는 유망기술을 보유한 벤처에 대한 출자에서 직접투자로 넓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Shanghai)에서 PA(Polyamide) 12 엘라스토머(Elastomer) 원료 수지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난징(Nanjing)에서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 및 에폭시수지(Epoxy Resin)용 아민(Amine)계 첨가제 생산능력 확대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보닉은 아시아에서 지속가능성 라인업 사업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슬로바키아에서 바이오 계면활성제 No.1 공장을 가동했으며 No.2 후보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수수 베이스 바이오 계면활성제는 세제와 퍼스널케어용으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에보닉은 투자를 위해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검토하고 있다. (윤)
<화학저널 2025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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