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대표 김형건)이 식품포장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SK종합화학을 통해 2017년 12월15일 Dow Chemical의 PVDC(Polyvinylidene Chloride) 브랜드 「SARAN」 상표권을 포함해 미국 미시간의 미들랜드 소재 생산설비, 관련기술, 지적자산 등 사업 일체 인수를 완료했다.
PVDC는 투명성, 내열성, 가스차단성이 우수해 주로 고온가열처리 식품의 포장용 필름, 케이싱 필름에 채용되고 있다.
대부분 식품포장에 사용되고 있으며 기존에는 수산 및 축산제품 포장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자동충전의 보급 확대로 어육햄, 소시지, 생육, 패스트푸드, 치즈, 두부, 떡 등의 농·수·축산제품, 제리·빵 등 과자류, 의약품 포장까지 확대되고 있고 자기점착성과 가스차단성을 개선해 식품저장용 랩 필름으로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필름시트 코팅에도 투입되고 있으며 DuPont이 PVDC 코트 셀로판을 식품, 의약품 포장분야에 널리 응용함에 따라 「K-타입」 브랜드가 유명해졌다.
글로벌 PVDC 수지 및 필름 시장은 Dow Chemical, DuPont, Solvay, Asahi Kasei Chemicals, Kureha 등이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기업들이 일부 진입해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Dow Chemical의 사업군을 인수해 탄탄한 시장지위를 보장받았으나 경쟁 및 후발기업들의 견제가 이어져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역량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메탈로센(Metallocene)계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 등 기존 포장소재에 투입되는 폴리머 영업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Dow Chemical의 비 주력제품인 EAA(Ethylene Acrylic Acid) 사업에 이어 PVDC까지 인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Sabic과 합작으로 메탈로센 PE인 넥슬렌(Nexlene) 23만톤 플랜트를 2015년 10월 신규 가동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사우디에 No.2 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SK종합화학, 자동차·식품포장 소재 “집중”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을 고부가화하고 배터리 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등 비정유 부분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며 SK종합화학을 통해 화학사업의 고부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2017년 2월 Dow Chemical로부터 EAA 사업을 인수하고 2017년 8월 「딥체인지(Deep Change) 2.0」 추진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차세대 성장 주력 사업 분야로 자동차(Automotive), 포장소재(Packaging) 사업을 선정하고 기존 마케팅 부서를 개편했다.
자동차 소재는 메탈로센계 PE, PP,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 등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장소재는 Dow Chemical로부터 EAA 사업을 인수한데 이어 PVDC 사업을 인수했으며 세계 최대의 포장소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기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PVDC는 고부가 포장소재의 핵심인 배리어 필름(Barrier Film) 소재이며 수분·산소로부터 식품의 부패, 변형을 막는 기능이 탁월해 주로 높은 수준의 외부 차단성을 요구하는 냉장·냉동 육가공 포장소재로 투입되고 있다.
특히, 배리어 필름 소재는 진입장벽이 높고 아시아 식료품 수요가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배리어 필름은 수분, 산소 등의 이동을 차단해 미생물의 성장방지, 내용물의 산화방지, 향기 성분 및 용제 등의 유출방지를 통해 식품 뿐만 아니라 음료, 의약품, 화장품 등 내용물을 보호하는 분야에 다양하게 투입되고 있어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수합병으로 다층 포장소재 확보
SK종합화학은 EAA, PVDC 사업 인수를 통해 플렉서블(Flexible) 다층 포장필름 소재를 모두 확보함으로써 기존 폴리머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다층 포장필름은 Seal Layer, Tie Layer, Barrier Layer, Outer Layer로 구성되고 있다.
Seal Layer는 내용품 오염방지, 밀봉 역할을 하며 관련소재가 메탈로센 LLDPE(Linear Low-Density PE), POP (Polyolefin Plastomer), LDPE 등으로 모두 SK종합화학이 생산하고 있다.
Tie Layer는 이형소재를 접합하는 역할을 하며 SK종합화학이 최근 인수한 사업군인 EAA가 투입되며 MaH-G(Maleic Anhydride Grafted)계, 초산에틸(Ethyl Acetate) 등도 사용되고 있다.
Barrier Layer는 산소, 이산화탄소, 오일, 아로마 등을 차단하는 소재로 PVDC, EVOH(Ethylene Vinyl Alcohol), PA (Polyamide) 등이 채용되고 있고, SK종합화학은 PVDC 사업을 인수했다.
Outer Layer는 패키징 형태 유지 및 프린팅용으로 사용되며 LLDPE, PP, HDPE(High-Density PE),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등이 투입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LLDPE, PP를 생산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다층구조에 투입되는 포장필름 소재를 모두 확보함에 따라 포장소재 사업을 크게 확대하고 기존 PE, PP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식품포장 소재 시장에서도 솔루션 서비스 제공이 확대되고 있어 다양한 소재를 보유하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PVDC, 환경 규제로 선진국 수요 “주춤”
식품포장에 투입되는 PVC, PVDC 등은 염소계 포장소재에 대한 환경규제로 수요 증가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식품포장용 필름은 다양한 폴리머를 투입해 다층복합으로 제조하며 다양한 성능을 구현하고 있으나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포장방식이 요구되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은 재활용 등 환경보호, 무오염의 신선한 식품 선호, 패키징 소재의 유독성 감시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인 소재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플래스틱 필름에 대한 소비자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용출시험을 통한 유해물질 소재에 대한 사용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PVC, PVDC, PC(Polycarbonate) 등 첨가제 및 원료로 투입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 BPA (Bisphenol-A) 채용을 규제하고 있다.
PVC, PVDC는 합성수지, PET 등에 비해 재활용 가치가 떨어지고 매립 후 분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각처리에서 다이옥신(Dioxin)이 발생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위생법 제8조, 기구 및 용기포장에 관한 기준 및 규격을 통해 PVC, PVDC용 가소제 가운데 프탈레이트계 채용을 제한하고 있다.
환경부도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3조에 언급된 석유제품, 의약품, 동·식물유, 화공약품, 농약, 냉동이 요구되는 식품 등 일부품목에만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PVDC 대체소재로 EVOH가 부상하고 있으나 상대습도가 70% 이상을 넘어서면 가스차단성이 급격히 떨어져 장기 유통식품, 의약품 포장소재를 대체하기 어려워짐으로써 채용이 지속되고 있다.
PET, PA 등으로도 대체하고 있으나 성능 구현이 어려워 여전히 염소계 포장소재 채용이 불가피한 상태이다.
시장 관계자는 “복합소재 포장에서는 PVDC 비중이 7% 미만에 불과하며 플래스틱 폐기물 가운데 PVDC 비중이 1.5% 수준에 그쳐 환경오염의 주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800℃ 이상 소각로에서는 다이옥신 발생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850℃ 이상을 표준으로 지정한 국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PVDC는 VDC(Vinylidene Chloride)의 중합체이지만 단일 중합체는 연화온도가 분해온도에 가까워 가공이 어려우며 일반적으로 VDC 50% 이상에 VC(Vinyl Chloride), 아크릴산에스테르(Acrylic Ester),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 등의 공중합체로 제조하고 있다.
VDC 호모폴리머는 필름으로 제조하면 유연성이 결연되고 포장소재로 채용하기 어렵지만 염화비닐과의 공중합을 통해 유연성 구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식품용은 VDC 70-90%, VC 10-30%를 공중합한 후 가소제, 안정제를 투입함으로써 생산하고 있다.

선진국보다는 중국시장 진출 “올인”
PVDC 시장은 중국, 인디아 등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유럽, 북미 등 선진국에서는 소재 대체가 가속화됨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세계 수요는 2015년 기준 16만-17만톤으로 10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수요는 7만톤 수준으로 2만-3만톤 증가했으나 유럽은 3만톤에서 2만톤, 일본은 2만톤에서 1만5000톤, 북미는 4만2000톤에서 3만7000톤으로 감소했다.
염소계 포장소재는 배리어성, 열수축성, 투습성 등 포장소재로서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환경적인 단점이 부각되고 있으나 대체가 어려워 여전히 채용되고 있다.
반면, EVOH 수요는 2015년 7만톤 수준으로 10년 전에 비해 3만톤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유럽, 북미,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규제 강화로 PVDC를 대체하면서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일본은 1만톤, 아시아 5000톤, 유럽 2만5000톤, 북미 3만톤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가 각각 1만톤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PVDC를 대체할 수 없는 육가공제품, 의약품 수요는 선진국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수요 비중은 수년간 PVDC 70%, EVOH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중국, 미국, 캐나다, 유럽 등도 육류포장 내수 및 수출용으로 PVDC를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북미, 일본 시장은 PVDC를 대체하기 위해 EVOH를 PA, PE 등과 복합다층필름을 구성해 적용하고 있으나 고습조건에서 차단성이 떨어지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면서 폴리올레핀(Polyolefin)계 필름의 차단성을 개선한 나노 컴포지트 필름(Nano Composit Film)을 개발하고 있다.
EVOH는 우수한 가스차단성 뿐만 아니라 보향성, 내유성, 내약품성, 투명성, 심교 성형성 특징을 보유하고 있어 식육가공제품, 유제품, 김치 등에 채용되면서 PVDC 대체소재로 급부상했으나 고습조건에서 차단성이 저하되고 올레핀 계열과의 접착성이 없어 LLDPE와 다층필름을 구축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PA필름과 함께 채용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PA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PVDC 사업에만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앞으로 중국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LDPE, LLDPE, EAA, PVDC 등 포장소재 사업을 중국에 집중할 계획이다.
Dow, 포장소재 사업을 왜 버렸을까?
SK종합화학은 포장소재 사업을 중국을 중심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쟁이 과열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PVDC는 Dow Chemical, Solvay, Kureha, Asahi Kasei Chemicals 등이 장악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능력이 수지 기준 24만톤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도 2013년부터 PVDC 상업화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Zhejiang Juhua는 2009년 3000톤에서 2013년 2만8000톤, 2014년 3만3000톤으로 확대했으며, Nantong SKT는 PVDC 수지 생산능력이 3600톤에 불과하나 케이싱 필름을 포함하면 1만3600톤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PVDC 수요가 6만톤 수준에 달하며 50% 이상을 수입하고 있어 SK종합화학이 영업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Dow Chemical이 EAA, PVDC 등 비주력 포장소재 사업을 매각한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DuPont과 사업군이 겹쳐 매각이 불가피했지만 유럽, 북미 시장이 침체되고 있어 중국, 인디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가동이 확대되고 있어 코스트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국내시장은 기술력 부족과 코스트 부담으로 일본, 중국산을 수입해 사용했다.
SK종합화학은 메탈로센 PE는 국내생산으로 중국수출 부담이 없지만 EAA는 미국 및 스페인, PVDC는 미국 플랜트를 보유하고 있어 코스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PVDC는 1940년대 Dow Chemical이 상업화했으며 고부가소재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국내에서는 1987년 삼성화성이 PVDC 필름을 국산화했으나 일본산 원료를 전량 수입함에 따라 코스트 경쟁력이 떨어져 철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SK종합화학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PE 및 PP 사업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구색맞춤으로 PVDC, EAA 사업에 뛰어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허웅 선임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