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EV)가 또다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2017년 12월29일 12차 친환경 자동차 보조금 지급 목록을 발표했으나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차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EV 보조금이 자동차 가격의 최대 절반에 달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현지판매가 매우 어려워진다.
삼성SDI, LG화학 등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자동차는 2016년 12월 이후부터 보조금 명단에서 계속 빠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2016년부터 시행한 모범규준 인증 제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고 보조금 지급 명단에서도 계속 제외됨에 따라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을 봉합하기로 했지만 배터리산업에 양국 합의가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EV가 중국의 미래 전략 육성산업이어서 자국산업의 보호를 위해 한국산 배터리를 각종 지원정책에서 배제시키는 것이라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기업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한국산 배터리 채택을 꺼리고 있다”면서 “다시 한국기업 배터리를 탑재하려면 개발부터 다시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 재개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차별로 현지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LG화학, 삼성SDI는 중국 EV용 배터리 판매가 급감하면서 Nanjing과 Xian에 소재한 현지 배터리 공장에서 ESS(Energy Storage System)용 배터리와 한국 수출물량 등을 생산하면서 가동률을 끌어올려왔다.
또 중국 정부가 2020년 EV 보조금 완전 폐지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지면 현지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상태이다.
다만, 당국의 자국 산업보호 조치 속에서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