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삼성SDI가 원통형 2차전지 증설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천안, 중국 Tianjin, 말레이지아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고 증설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는 기존 18650 배터리 생산설비를 차세대 생산라인인 21700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1700 배터리는 기존에 휴대용 손전등 등에 많이 쓰던 원통형 배터리의 크기를 키워 저장용량을 늘린 것으로 차세대 2차전지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 역시 21700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전극에 특수 테이프를 감아 외부 충격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약점을 보완해 전동공구 등 비 IT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원래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등 비 IT 영역에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전기자동차(EV) 시장에서도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출하량 기준으로 2010년 16억900만셀에서 2013년 15억6800만셀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2014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2017년에는 32억600만셀로 확대됐다.
미국 테슬라(Tesla)가 기가팩토리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삼성SDI와 LG화학이 예상치 못한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가팩토리는 2017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나 주요 전력인 태양광발전 전기 공급이 불안정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외부 전력을 끌어오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네바다는 사막이어서 기간전력을 끌어오기 쉽지 않아 정상가동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기가팩토리에 공동 투자한 파나소닉(Panasonic)이 일본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 전량을 테슬라에게 공급해 다른 수요처의 요청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LG화학과 삼성SDI는 대형 배터리가 필요한 수요처들이 대안으로 찾으면서 예상치 못했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배터리 관계자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원통형은 디자인 특성상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적용하기 어려워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EV 등장 이후 양산 효율성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LG화학과 삼성SDI가 증설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