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플래스틱 시장이 한국GM(General Motors)의 철수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한국GM의 군산공장을 2018년 5월 말까지 폐쇄하겠다고 2018년 2월13일 발표했다.
한국GM은 글로벌GM의 소형 자동차 수출기지로 활용했으나 중국GM이 300만대 이상의 판매대수를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GM이 유럽 철수에 이어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를 선언했고 한국GM 전체의 철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GM은 2017년 4/4분기 영업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 한국GM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및 경영 합리화 절차를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국내 전문가들은 GM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철수한 사례가 많아 한국GM 자체의 철수수순을 밟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GM은 2013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 공장 페쇄, 유럽 쉐보레 판매법인 철수, 러시아 공장 폐쇄 및 철수, 인도네시아 공장 폐쇄를 단행했으며 2017년에는 유럽 계열사 OPEL을 PSA에게 매각했고 남아프리카 쉐보레 브랜드 및 인디아 시장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한국GM에 자동차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벤더들은 납품비중이 크지 않고 한국GM 군산공장의 가동률이 2013년부터 20%에 불과해 철수에 따른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산공장은 Cruze와 Olando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7년 생산대수는 Cruze 2만3103대, Olando 1만879대에 그쳐 생산능력 26만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군산에 이어 부평공장, 창원공장 철수설까지 제기돼 1-3차 벤더와 원료 생산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평공장은 2017년 한국GM 철수설이 불거진 이후 생산량이 급감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의 인천지역 실물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평공장의 자동차 생산량은 2017년 1/4분기 8만6000대에서 2/4분기 9만5000대로 늘었으나 3/4분기 7만9000대, 4/4분기 7만7000대로 감소했다. 창원공장도 최근 가동률이 70-80% 수준으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은 군산공장이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줄여왔기 때문에 피해가 제한적이라고 밝혔으나 부평·창원공장이 폐쇄되면 피해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GM은 일부 부품을 미국,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부품 시장에 미치는 지배력은 미미하지만 한국GM에 공급의존도가 높은 벤더들은 타격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GM에 투입하는 국산 소재가 미미해 피해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스틱의 자동차 투입비중은 PP (Polypropylene) 55%를 비롯해, PA (Polyamide) 13%, ABS(Acylonitrile Butadiene Styrene) 10%, PE (Polyethylene) 6%, PC(Polycarbonate) 5%, POM(Polyacetal) 4%, mPPO (Modified Polyphenylene Oxide) 2%, PPS(Polyphenylene Sulfide) 1%, 기타 4% 수준이며 국내 자동차에는 평균 1대당 15kg의 플래스틱이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군산공장은 생산능력이 26만대에 달하지만 최근 생산량은 4만대 수준에 불과해 폐쇄되면 자동차 플래스틱 수요가 약 700톤 감소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GM이 부평 및 창원공장을 모두 폐쇄하면 7800-8000톤 감소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부품 벤더들은 공급량이 줄어드는 것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시장 장악력이 강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관계자는 “자동차용 플래스틱은 원료를 대기업에게 공급받고 최종제품을 대기업에게 공급하는 구조로 2-3차 벤더들이 협상 주도권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며 “특히, 국내시장은 현대·기아자동차 공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경쟁기업이 철수하면 극심한 코스트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허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