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박진수)이 배터리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화학은 전지사업본부 직원 수가 2017년 말 기준 5017명으로 전년대비 34명, 단 0.7%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400명 안팎으로 직원 수가 늘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경쟁기업과 비교해도 LG화학의 인력 충원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SDI는 2016년까지 구조조정을 실시했으나 2017년 에너지솔루션부문 직원 수를 429명 늘렸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야 직원 수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계속 인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2017년부터 공공연하게 퍼졌던 LG화학의 배터리 인력 유출설이 실제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연중 경력사원 채용공고를 내고 전지사업본부 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4월 초에도 전지 생산기술, 연구개발(R&D), 개발구매 등에서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해외공장에서는 대규모 인력 채용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배터리 핵심 기술개발을 책임지는 국내에서는 직원 수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인력 충원이 사업 확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경쟁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오창, 중국 Nanjing, 미국 미시간 공장에 이어 3월부터 폴란드 Wrocƚaw에서도 배터리 공장 가동을 시작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등의 수요가 늘면서 해당 공장들의 평균 가동률도 2016년 59.5%에서 2017년 67.0%로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LG화학이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전지 사업에서 지나치게 영업실적 위주의 성과 평가를 진행해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3월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 사업의 인센티브가 석유화학보다 낮다는 지적을 수용한 바 있다.
다만, LG화학 관계자는 “단순 수익성 뿐만 아니라 사업부별 목표 기준으로 성과를 판단하고 있다”며 “직원 평가를 획일적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LG화학 뿐만 아니라 다른 배터리 생산기업에서도 기술인력에 대한 단기실적 위주의 처우가 이어지면서 중국 등 해외로 이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배터리 관계자는 “2017년 100-150명 정도의 인력이 떠나 해외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연봉 수준이 높지 않고 보너스 등 인센티브도 낮아 인재들이 떠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