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2016년 기준 5.6TOE로 OECD 국가 중 5위로 최상위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훨씬 큰 일본 3.5TOE, 독일 3.9TOE, 프랑스 3.6TOE를 크게 추월한 것으로 한국이 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낭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1인당 석탄 소비량은 1.6TOE로 세계 최대의 석탄 생산국인 오스트레일리아 1.8TOE에 이어 OECD 2위에 올랐다. 석탄은 비세먼지의 주범으로, 요즘 황사와 함께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자업자득이 아닌가 싶다.
주목할 것은 10년 전에는 석탄 소비량이 1.1TOE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10년간 50%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OECD의 감소추세에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는 이유로 전력 사용량 증가를 꼽고 있다.
2016년 발전용 유연탄 소비량이 7761만톤으로 국내 전체 소비량 1억1851만톤의 65% 정도를 차지했고,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석탄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경제급전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 전기요금은 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크게 낮아 석탄 소비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택용 전기요금은 1000kwh당 119.0달러로 OECD 평균 184.6달러를 크게 하회하고 있고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의 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기요금이 낮아 전기를 과소비하고 상대적으로 코스트가 낮은 석탄 사용을 확대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발전단가가 낮은 순서대로 발전하는 경제급전 방식을 전면 개편함은 물론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전기를 낭비하고 석탄 사용을 확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기업들이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석유화학 및 정유는 온실가스 배출량 측면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고 생산성은 모르겠으나 에너지효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기요금을 올리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에너지 사용량이 과다하다는 것이 판명된 지 오랜 시장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에너지 공급단가가 지나치게 낮아 에너지효율을 고려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원자력발전을 죄악시하고 석탄발전도 줄이면서 LNG발전으로 전환하겠다고 나선 판국에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경영적 일탈행위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