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카겔(Silica Gel)이 물 부족, 지구온난화 등 인류의 당면 문제를 해결할 핵심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실리카겔은 표면적이 매우 넓어 물, 알코올 등을 흡수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식품이나 생활용품의 수분 흡수제로 사용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Newcastle University 부설 Hydro Harvest Center 소속 연구팀은 공기 중의 수분을 포집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로 변환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비영리 재단 XPRIZE가 인류가 당면한 중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최한 아이디어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한 연구로, 연구팀은 일상에서 또 개발도상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실리카겔에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XPRIZE 아이디어 공모전은 대기로부터 하루 최소한 2000리터 이상의 물을 추출하되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며 물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리터당 2센트를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과제 수행을 위한 첫단계로 밤에 실리카겔을 이용해 물을 흡수한 다음 낮에 태양에너지로 흡수한 물을 데워 증발시키고 이어서 증발된 수증기를 냉각시켜 수분을 포집하고 있다.
공기가 뜨거울수록 수분을 더 많이 머금을 수 있어 태양에너지로 실리카겔이 머금고 있는 수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증발시킬 수 있느냐에 연구의 성패가 달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RMIT대학 연구팀은 실리카겔로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벽에 바르면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일명 발전 페인트인 「솔라페인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페인트 속에 함유시킨 실리카겔이 공기 중의 수증기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토번 데니크 박사는 “솔라페인트에는 합성 몰리브덴 황화물과 산화티타늄 입자가 들어있다”며 “해당 화합물과 태양광에너지가 실리카겔이 흡수한 수분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해 에너지로 쓸 수 있는 수소를 모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솔라페인트의 에너지 생산과정은 태양광 패널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간편하다”며 “정제과정이 간단해 많은 인력과 비용이 필요치 않고 유해 화학물질이 발생하지도 않아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에너지 효율성만 놓고 보면 솔라페인트는 태양광 패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효율 문제만 개선한다면 실리카겔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