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로 안정되며 석유화학 시장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변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7년 배럴당 45-55달러를 유지했으나 2018년 들어 60달러대로 상승한데 이어 8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과잉 투자자금이 고위험·고수익 원유 시장에 유입될 뿐만 아니라 중동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가 폭락한 2014-2016년에도 끊이지 않았으나 공급과잉에 가려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으로 석유 재고가 감소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쿠르드 독립 투표 문제가 부상한 2017년 10월 이후 중동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시장이 반응하는 흐름이 정착되고 있으며 사우디 고위관료 체포, 이란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면서 민감도가 더욱 높아졌다.
사우디 및 이란 문제는 석유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리비아, 베네주엘라에서 석유 생산이 줄어들어 수급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에루살렘으로 옮기면서 팔레스타인과의 대치가 격화되고 있고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서면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8년 들어 60-70달러 수준에서 등락했으나 팔레스타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77-78달러 수준으로 올라섰고, 일부에서는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호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대형 감세가 의회에서 승인됨에 따라 경제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파에 따른 난방용 수요 신장, 주식 시장 활황도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 시장은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과잉 투자자금이 고위험 자산에 유입되기 쉬운 상황으로 변화해 원유 선물 매수가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후반으로 상승했다.
셰일오일(Shale Oil) 생산을 확대해 다시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으나 당장은 지정학적 문제에 가려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셰일오일은 생산코스트가 40달러까지 하락해 국제유가가 70-80달러에서 등락하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유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이라는 지정학적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 하락세로 전환돼 2018년 평균 65달러 수준을 형성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투자 침체로 공급부족 발생 가능성…
국제유가는 2020년대 70-8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배럴당 26-27달러까지 폭락했던 국제유가는 지속 가능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글로벌 석유 수요는 2018-2020년 일일 400만배럴 가량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유전은 유지보수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으면 5년간 생산량이 약 1000만배럴 줄어드는 자연감소 문제가 예견되고 있다.
최근에는 저유가에 따른 수익 악화로 투자가 억제되고 있어 자연감소가 더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2020년 수요 신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1000만배럴 확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사우디 및 셰일오일 생산 확대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 코스트가 높은 석유가 유입돼야만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제유가는 70-80달러가 적정수준으로 판단되고 있다.
오프쇼어, 캐나다 오일샌드 등은 코스트가 높으나 국제유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최종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셰일오일도 마찬가지로,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에는 어디서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으나 40달러대로 폭락한 시기에는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투자가 집중됐다.
이후 효율성이 뛰어난 곳에 자금이 투입돼 생산성이 향상됐으며 발주비용 등도 감축됨으로써 생산코스트가 40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더욱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며 대체로 자본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70-80달러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으면 투자가 정체됨으로써 돌발적으로 공급부족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30년 이후에는 석유 수요가 증가세를 계속한다는 전제 아래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IEEJ Outlook 2018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 수요는 2050년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V(전기자동차)를 비롯 PHV(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 FCV(연료전지자동차) 등 ZEV(Zero Emission Vehicle) 판매비율이 100%에 도달한 이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는 국제유가가 70달러대에서 등락하고 있으나 2019년에는 50-6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허리케인 타격에 정세 불안정으로…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수급 요인을 뛰어넘어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2017년 배럴당 45-55달러를 형성했다. 일시적으로는 45달러 이하로 떨어지거나 55달러를 넘어선 시기도 있었으나 대체로 50달러 안팎에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60달러가 적정수준으로 판단되나 2018년 들어서는 70달러 이상으로 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7년 말까지 미국 셰일오일 생산에 따라 상한선과 하한선이 결정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가 50달러에서 55달러로 상승한 시기에는 셰일오일 생산이 증가한 반면 45달러를 향해 하락한 시기에는 생산이 감소했다.
그러나 2017년 8월 말 40달러대 중반을 형성한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다.
미국 정유공장이 집적된 텍사스·루이지애나 지역이 허리케인 하비(Harvey)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일일 정유능력의 20%에 달하는 350만배럴이 가동 중단됐으며, 특히 경유 수급이 크게 악화됐다.
미국 정유공장이 회복되기 시작한 무렵에는 유럽 및 아시아 정유공장이 정기보수에 들어가 부족물량이 충족되지 않은 채 겨울철 난방용 수요가 본격화됐고 경유 수급타이트가 발생해 선물가격이 상승했으며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세 불안도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를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와 이란이 예멘을 통해 대리전쟁을 펼치고 있고, 팔레스타인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불안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의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이란은 반군인 후티파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잠잠한 편이나 후티파는 사우디 공습에 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정밀도, 비행거리가 향상됨에 따라 유전지대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는 원유 생산량이 일일 1000만배럴에 달해 생산이 중단되면 부족물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국가가 없어 심각한 공급부족을 초래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과의 핵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함은 물론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중동 화약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유럽 및 아시아 소비국들이 이란산 원유를 구입하지 못하게 되면 이란이 일일 1850만배럴이 통행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네주엘라도 미국의 경제제재로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했으며 자금 부족이 석유산업에 파급돼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채무 불이행인 디폴트에 돌입함으로써 원유 생산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OPEC 감산에 주가 상승도 영향…
글로벌 원유 수급은 OPEC 감산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OPEC이 주장하는 만큼 대폭적인 수급타이트가 발생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OPEC은 과잉물량이 2만배럴 이상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업재고는 절반인 1만배럴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고위험·고수익 투기자본이 주식과의 연동성이 적은 원유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세요인에는 반응하고 약세요인에는 반응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국제유가 변동에 선입견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석유 재고가 감소한 반면 가솔린(Gasoline) 및 경유 재고는 시장 전망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유는 생산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수급이 완화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원유 재고 감소 요인에만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원유 생산이 월평균 8만배럴 가량 증가했으며 글로벌 경제 호조로 석유 수요가 신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원유 구매를 촉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계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무색하게 8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겨울철 경유 수요기가 종료된 이후 정기보수에 돌입함에도 계절적 요인으로 수급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중동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름철 가솔린 수요가 확대됨으로써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국제유가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중동 리스크가 커져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면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판단된다.
OPEC, 생산 감축 놓고 양분양상
국제유가는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감산을 마무리할지 아니면 연장할지를 놓고 격돌하면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산 원유에 관세 부과를 경고한 것도 등락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브렌트유(Brent)는 8월물이 6월18일 배럴당 72.47달러로 하락했고,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63.59달러로 하락해 4월9일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6월 초까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77-78달러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했으나 OPEC이 양분되면서 75달러 안팎으로 하락한재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OPEC은 6월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기회의에서 생산량 감축 합의를 연장할지, 끝낼지 결론을 낼 방침이다.
감산을 끝내고 증산으로 돌아서자는 의견은 사우디,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러시아는 OPEC 회의에서 하루 150만배럴 증산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을 비롯해 베네주엘라, 이라크는 증산에 반대하고 있다.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멕시코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들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2016년 11월 하루 18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데 이어 감산기간을 2018년 말까지 연장키로 합의한 바 있다.
OPEC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는데 시장 논리보다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입김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국제유가가 너무 높다면서 OPEC을 압박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제제재에 시달려온 이란, 베네주엘라는 감산을 연장해 추가 상승을 바하고 있다.
미국-중국의 무역전쟁은 국제유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1000억달러 상당에 10%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중국도 WTI를 포함한 미국산 에너지·화학제품에 맞불 관세를 경고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