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스틱 폐기물이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잠잠한 편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들은 플래스틱 빨대를 비롯해 플래스틱 퇴출운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플래스틱 폐기물이 일반적인 환경오염을 넘어서 심각한 해양오염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으로, 청정해안을 자랑하던 하와이를 비롯해 태평양 연안의 섬들이 플래스틱 폐기물로 뒤덮이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플래스틱 사용량을 확대하면서도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바다로 흘러보낸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한국이 예외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1인당 플래스틱 소비량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사치병에 낭비병이 심각한 것은 물론 자제할 줄 모르는 정신적 일탈 증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비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심 7000-8000원에 커피 4000-5000원을 지출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것도 플래스틱 범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검절약을 모토로 하는 금욕적인 자세를 취하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비아냥거리기 일쑤이고, 조선시대 선비처럼 고고한 자태를 뽐내기라도 하면 정신병자 취급하는 세상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집단적 이상증세가 온 사회를 뒤덮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플래스틱 소비도 마찬가지이다. 편리한 것은 둘째로 치고 저가에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뒤끝이 더러워서는 아니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플래스틱이나 비닐 포장재 사용을 줄이자고 외치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심지어 회사에서 쓰레기를 분리수거할 것을 요구해도 말을 듣지 않는 세상이다.
재활용이나 환경오염 방지는 뒷전이고 나 편리하면 그뿐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이나 한파, 환경오염 문제가 더 이상 묵과하기 힘든 지경에 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이 환경 전문가들의 경고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이 퍼지고 있고 식품 관련기업들이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자는 에코 패키지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나 실효성이 얼마나 갈지 의문이다.
국민적 정서를 고려할 때 강제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자발적 캠페인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적 시각이다. 도시락 포장에서 합성수지 사용비율을 30% 이상 줄이고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까지는 환영할 일이나 코스트를 고려해야 하고 과연 친환경 소재인지도 의문이다. 종이소재 포장도 그렇고,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소재 채용이나 잉크 사용량 감축도 마찬가지이다.
환경오염의 주범격인 석유 베이스 플래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석유화학기업이나 플래스틱 가공기업들도 플래스틱 사용량 감축 운동에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다우듀폰이 바이오 베이스 나일론을 개발해 상업화하고 타이 PTT와 공동으로 플래스틱 재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은 장삿속을 떠나 글로벌 화학 메이저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강제적 조치 이전에 스스로 움직이는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