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대표 문종박)가 3개월 탄력근무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정기보수를 일정 안에 끝내지 못했다.
현대오일뱅크는 8월10일부터 9월10일까지 원유 정제 처리시설 및 중질유 분해시설 등 제1공장을 정기보수할 계획이었으나 생산재개 예정일을 넘긴 9월19일 현재까지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정기보수는 1년 전부터 준비 작업을 진행하며 외주기업들과의 계약 등 여러 이유로 예상기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태풍 등 영향으로 다소 작업이 늦어졌지만 거의 마무리됐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정기보수 기간 지연을 막기 위해 노사 간 합의를 통해 3개월 탄력근무제까지 도입했다.
그러나 근무시간 제한을 지키는 동시에 인력부족을 함께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유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는 당초 예정일보다 생산재개가 열흘 이상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곳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인력이 충분하다면 원만하게 정기보수가 진행됐겠지만 인력 충원이 소극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규정한 근무시간은 지켜야 하니 시간이 부족해 생산재개가 지속 늦추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오일뱅크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기보수를 진행해야 하는 모든 정유·석유화학기업들도 예외 없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은 하반기 정기보수를 앞두고 있으며 대한석유협회 등을 통해 정기보수를 특별 인가 연장근로에 포함하거나 현재 3개월까지 허용되는 탄력근무제를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