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입을 규제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 반대로 미국이 중국산 화학제품 수입을 규제하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까?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상당한 혜택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2018년 들어 톤당 2000달러를 맴돌던 ABS 현물시세가 최근 1800달러대에서 등락하고 있고 머지않아 17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ABS는 자동차용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1500-1600달러 수준에서 2000달러대로 폭등한 채 초강세 현상을 장기화 했지만 미국이 중국산 선물용품 수입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크리스마스 선물용품 생산에 들어가는 9-10월 강세를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에는 전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PX-PTA-PET로 이어지는 폴리에스터 체인도 2018년 여름부터 초강세 현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가을철에 들어서면서 이상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폴리에스터섬유 및 의류에 관세 25%를 추가 부과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입규제가 현실화되면 P-X는 1300달러대 초강세 현상을 뒤로 한 채 700-800달러로 곤두박질칠것이고, PTA도 1000달러가 무너지고 600-700달러로 회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PET 및 폴리에스터 가동률이 떨어지는 징후가 잘 증명해주고 있다.
PE는 역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8월23일부터 미국산 PE에 수입관세 25%를 추가 부과하면서 미국산 유입이 상당 수준 봉쇄될 것으로 예상했을 수 있으나 미국산이 중국시장에 밀려들어오는 대신 동남아시아를 공략함으로써 LDPE, LLDPE 모두 1100달러가 무너졌고, HDPE는 필름 그레이드를 중심으로 1300달러를 상회했지만 최근에는 1200달러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아직은 미국산 PE가 본격 유입되지 않아 큰 타격을 입지는 않고 있으나 2019년부터 미국산이 대량 유입되면 중동산과 더불어 아시아 시장이 초토화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미국산은 셰일가스 베이스로 코스트 경쟁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셰일 붐을 타고 신증설 프로젝트가 홍수를 이루어 과잉물량이 아시아 시장에 대량 유입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은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가동률을 낮추는 등 수급을 조절함으로써 강세를 유도하는 전략을 일반화하고 있지만 미국기업들은 편법을 사용하지 않고 손익분기점 가동률과 마진을 고려해 공급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만약, 미국이 에틸렌 1000만톤을 확대한 가운데 PE 생산량을 600만-700만톤 늘려 300만톤 정도를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면 PE 현물시세가 1100달러에서 900달러 수준으로 폭락하고 에틸렌도 1200-1300달러에서 700-800달러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물시세 폭락도 문제이려니와 스팀 크래커를 비롯해 PE 플랜트 가동률이 80%를 밑돌게 되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없어 석유화학기업 대부분이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미국-중국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지 않기 위해 무슨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