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들이 중국산 때문에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다고 있다.
물론 제약기업들만 그러한 것이 아니고 화장품이나 건강식품도 마찬가지이며, 정밀화학이나 스페셜티화학도 중국산 원료 공급 차질이 심화되면서 공장을 100% 가동하지 못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산 원료 수입가격이 20-30%가 아니라 50-100% 뛰었고 심지어는 150-200% 폭등함으로써 원가 전가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사업을 접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중간소재나 소비자가격을 크게 올려야 하지만 경쟁상대가 있는 만큼 100% 반영하기 어려워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6년부터 환경오염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준을 맞출 수 없는 제약·화학 원료 생산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대폭 낮춤으로써 생산 차질이 심각하고 일부는 대체원료를 찾지 못해 중간소재 또는 완제품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산 화학원료 공급 차질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며 3-4년 전부터 가시화됐으나 국내기업들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해 일이 커진 측면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료 공급처를 인디아, 중남미, 유럽, 미국 등으로 다변화해야 했으나 몇 개월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안일하게 대응함으로써 오늘날의 사태를 부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침체 가능성을 우려해 2018/2019년 겨울에는 대기오염 단속기간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해 약간은 숨통이 트여진 것으로 보이나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앙정부가 베이징, 상하이, 톈진 등 대도시의 스모그 현상을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내기오염 상태가 예년 수준을 훨씬 넘어서 것으로 보아 중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국내 미세먼지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석탄화력 발전을 확대한 영향이 크게 작용해 중국과는 양상이 다르지만, 중국도 기후변화에 따라 심각한 스모그 현상이 나타나면 대기오염 단속을 다시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2017/2018년 겨울철에 스모그 현상이 극심해지자 석탄화력은 물론 석탄난방까지 금지하고 천연가스 발전·난방으로 대체할 것을 강제화함으로써 화학기업 일부가 천연가스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으며 메탄올 가격이 폭등하면서 MTO는 가동률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바 있다.
문제는 국내 제약기업 및 정밀화학기업들이 중국산 원료를 대체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디아가 거론되고 있으나 인디아도 중국산 비정제 원료를 구입한 후 정제해 사용할 정도여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산을 수입해 사용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유럽산은 중국산에 비해 품질수준이 높아 중간소재 및 완제품의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으나 수입단가가 너무 높아 국내 수요처들이 거부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중국산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를 생산하면 그만이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투입할 원료가 없거니와 기초 연구개발능력이 떨어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화학원료 공장의 50%가 문을 닫았다고 하니 잘못하면 심각한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