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Merck)는 미국 특허상표국으로부터 프록시 크리스퍼(CRISPR)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머크의 프록시 크리스퍼는 유전자(DNA) 변경을 위해 유전자를 절개하는 유전자가위 기술 중 하나이다. 유전자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마음대로 잘라내고 교정할 수 있는 효소 단백질로, 유전질환을 치료하고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프록시 크리스퍼 방식은 기술적으로 유연하고 특정할 수 있어 과학자들이 기존 크리스퍼(유전자가위)로 접근이 어려웠던 유전자 구역을 변경할 수 있다.
프록시 크리스퍼 방식은 인접한 유전자를 목표로 2개의 크리스퍼 시스템이 설계돼 작동된다. 한 크리스퍼 시스템은 목표 유전자 구역의 문을 열어 유전자들을 감싸고 있는 크로마틴 단백질을 밀어내는 한편, 다른 시스템은 그곳을 통과해 변경할 정확한 위치를 찾아낸다. 변경이 이루어지려면 2개의 크리스퍼 결속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별 크리스퍼 시스템보다 2배 더 정확하게 목표 유전자에 특이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미국 특허는 머크의 글로벌 13번째 크리스퍼 특허로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유럽, 싱가폴, 중국, 이스라엘에서 특허를 허가받았다.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유럽에서는 쌍으로 작동해 DNA 이중 나선구조를 절단하기 위해 염색체의 상보적인 서열을 끊어 낼 수 있는 크리스퍼 니카제 기술 특허를 획득했고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유럽, 싱가폴, 중국, 이스라엘에서는 진핵 세포 염색체 서열을 절단하고 DNA 서열에 삽입할 수 있는 크리스퍼 결합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머크는 15년간 유전자 교정을 연구하고 투자해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두고 맞춤형 아기와 생태계 교란 등 윤리적 문제에 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머크는 “윤리적·법적 기준에 따라 유전자 편집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독립 운영되는 외부 바이오 윤리 자문 패널을 구성해 유전자 편집 기술에 관한 연구 및 기술 사용 등을 지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전자가위 기술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4년 불거진 미국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 사이의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캐스9 특허권을 둘러싼 분쟁이 시작됐고, 2018년 9월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국내에서는 1999년 설립된 바이오기업 툴젠이 유일하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