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LCD(Liquid Crystal Display) 시장이 공급과잉에 빠졌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TV용 대형 시장에서는 밀리고 있어 수익성 확보를 위한 개발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시장에서 경쟁력을 드러내기 위해 양자도트(Quantum Dot: QD) OLED나 마이크로 LED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2019년 상반기에 국내 8.5세대 LCD 공장을 QDOLED 공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QDOLED와 마이크로 LED 주목
중국에서는 BOE, EverDisplay(EDO), Tenma 등 디스플레이 생산기업들이 OLED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고정형인 리지드(Rigid) 타입을 양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플렉서블(Flexible) 타입을 주목하고 있다.
청도(Chengdu), 충칭(Chongqing), 만양(Mianyang) 등 4곳에서 양산계획을 발표됐으며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함으로써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OE는 2018년 10.5세대 유리기판 공장을 완공함에 따라 2019년 4분기경 LCD 출하량이 세계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9년에도 BOE가 투자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 CSOT 뿐만 아니라 일본 샤프(Sharp), LG디스플레이까지 10.5세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어서 TV용 대형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기존의 8세대 및 8.5세대 등은 축소 및 생산제품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와 QDOLED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 LED는 세계 최대규모 전자기기 전시회인 CES에서 시험제품을 공개했으며 146인치와 75인치 등 대형 디스플레이도 함께 전시했다.
TV용은 LCD 이외에 유력제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이크로 LED를 차세대 TV용 핵심 아이템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만, 현재 LCD는 물론 OLED와 비교해도 개발제품의 가격이 매우 높아 실용화를 위해서는 생산기술 뿐만 아니라 가격 문제 등 과제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슈퍼 고성능 TV 분만 아니라 퍼블릭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사업기회를 노리고 있어 앞으로 화학, 소재 등 서플라이 체인을 구성하는 관련기업들과 협력해 조기에 투입할 방침이다.
QDOLED는 2019년 국내공장에서 시험생산에 돌입한다.
기존 LCD 공장을 QDOLED 공장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시험생산 후 2020-2021년 양산화함으로써 TV 공급을 시도할 방침이다.
마이크로 LED나 QDOLED 관련 소재는 일본 화학기업과 전자기업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일본기업과 협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LG, 글로벌 시장 장악하고 있으나…
2018년 글로벌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점유율 1·2위 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기업들이 추격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선제적인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를 통해 초격차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좀체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 Markit에 따르면, 2018년 중소형·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61억5400만달러(약 29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점유율 23.7%를 기록했다. 2017년 291억1300만달러, 24.2%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선두 자리를 지켰다.
LG디스플레이는 215억8700만달러(약 24조5000억원)으로 19.6%를 점유해 뒤를 이었다. 그러나 2016년 21.7%, 2017년 20.0%에 이어 계속 하락하면서 2018년에는 20%대가 무너졌다.
최근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 BOE는 매출액 114억9100만달러로 10.4%를 점유했고, 타이완의 AUO는 111억900만달러로 10.1%, 이노룩스(Inolux)는 100억1700만달러로 9.1%, 일본 샤프는 59억6200만달러로 5.4%, 중국 CSOT는 40억1300만달러로 3.6%를 차지했다.
중국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포트폴리오가 저가제품 위주여서 출하대수 증가에 비해 매출액은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고 있는 반면, 국내2사는 프리미엄제품을 중심으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 통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주류 디스플레이로 부상하고 있는 플렉서블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94.8%)과 LG디스플레이(3.5%)의 점유율이 98%를 넘어 BOE(1.7%)를 압도했다.
차세대 TV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는 초고화질 8K TV용 패널에서도 2019년 4분기 출하대수 기준 삼성디스플레이가 69.0%로 2위인 샤프(29.7%)를 훨씬 앞질렀고 중국기업들은 아직 생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매출점유율 34.4%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는 22.4%로 뒤를 이었고 BOE(20.3%)와 AUO(10.3%)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OLED, 8K, 초대형 등 고부가 프리미엄제품에서 기술 우위를 앞세워 경쟁력을 유지해나가고 있다”며 “다만, 중국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삼성, 폴더블·마이크로LED로 차별화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 시장점유율이 97%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시장을 100% 독점하고 있다.
양사는 기술력으로 선행함과 동시에 오래전부터 시장 니즈를 숙지하고 있어 중국기업에게 급속도로 추격당할 가능성은 낮으나 시장점유율 잠식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경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OLED 고도화 및 차세대제품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처음으로 폴더블(Foldable) 형태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선보였다.
좌우로 펼치는 방식으로 펼쳤을 때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는 7.3인치로 태블릿PC와 비슷하며 접었을 때 확인 가능한 전면 디스플레이는 4.85인치로 기존 스마트폰과 같이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2019년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험제작 모델을 발표했으며 2019년 1월 퀀텀닷 테스트 패널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 역시 흘러나오고 있다.
LG, 대형패널 양산 확대
TV용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중국 광저우(Guangzhou)에서 대형 OLED 양산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OLED TV는 LG전자 뿐만 아니라 일본 소니(Sony), 파나소닉(Panasonic)도 생산을 시작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함에 따라 공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소재 사용효율이 높은 도포 프로세스에서 가능성을 발견함과 동시에 발광소재, 주변소재를 공급하는 일본 화학기업들과 긴밀한 기술교류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