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국제연합)이 해양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해양오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한다.
UN 환경총회(UNEA)는 2019년 3월11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총회를 개최하고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UN 핵심기관인 환경계획(UNEP)이 최고의사결정 기관으로 참여한 총회이며, 5일간 이루어진 회담에 200국의 UN 가입국 관련 장관이 참가했다.
주제는 환경 관련 과제 및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위한 혁신적 해결책으로, 해양 폐플래스틱을 둘러싼 협조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또 새로운 국제체제를 창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UNEA, 플래스틱 사용 감축 법제화 “실패”
UNEA는 첫 회의부터 마이크로 플래스틱을 포함한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2018년 3차 총회에서 과거의 방식으로는 단편적인 해결만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케냐 4차 총회에서는 과학적 노하우 집적, 국제조직 창설 및 협조 강화를 주로 다루었다.
가입국 가운데 일본, 노르웨이가 과학적 노하우 제공 및 프로그램 구성, 국제조직 구성을 위한 아이디어 제공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 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조직 창설과 관련해서는 3차 총회부터 다루었으며 GPML(해양 폐기물 관련 글로벌 파트너십)이 2012년 설립된 바 있으나 실질적인 활동이 없다는 점, 폐기물 관리와 관련된 바젤조약, 화학물질 관리와 관련된 SAICM 등이 관계돼 있으나 부분적으로만 접근했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4차 UNEA를 앞두고 진행된 전문가 회의에서는 기존의 관련조직들이 취급하는 대상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국제조직을 창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일부 가입국들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조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실제 총회에서는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구속력을 높이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3월21일 발표한 각료선언문을 통해 “2030년까지 1회용 플래스틱 사용을 대폭 줄이는 등 지속가능하지 않은 사용과 폐기에 따른 생태계의 피해를 해소하겠다”면서도 강제적인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세계 각국이 2030년까지 1회용 플래스틱 사용을 대폭 억제하자고 합의했지만 미국과 일부 국가들이 저지함에 따라 강도를 완화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총회에서는 해양 폐플래스틱 문제 외에 질소 순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산업발전을 타고 암모니아(Ammonia), 초산염, 일산화질소(NO), 아산화질소(N2O) 등 황산·질소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UNEP도 3월 초 공표한 보고서를 통해 “질소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오염 가운데 하나이지만 과학자 외에는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일본, 자발적 조직 CLOMA 활용 공동대응
일본은 해양 폐플래스틱 문제에 본격적으로 나서 국제사회의 흐름을 리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연계조직 CLOMA(Clean Ocean Material Alliance)가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CLOMA는 2019년 1월18일 설립 이후 보급 촉진, 기술, 국제연계 등 3개 부회를 설치하고 비전 설정을 위한 논의와 정보공유 및 홍보방식에 대해 검토해왔으며 3월15일에는 아지노모토(Ajinomoto), 카오(Kao), 카네카(Kaneka), 렝고(Rengo) 등 회원기업 33사가 보유기술 및 현재의 노력현황에 대해 발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회원기업별로 자사의 선진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비즈니스 매칭을 촉진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LOMA는 용기 포장 서플라이 체인을 구성하는 관련기업들의 연계조직으로, 대체소재 개발 및 해양 플래스틱 감축에 효과를 나타내는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하기 위한 교류의 장으로서 설립됐다.
화학·제지 등 소재 생산기업은 물론 성형가공기업, 용기포장 분야의 대표적 수요처인 식품·음료·일회용품 생산기업, 유통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고 있다.
산업계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조직이지만 경제산업성이 지원하고 있으며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도 참관자로 참여하고 있다.
회원은 184개 관련기업 및 단체로 파악되며, 관심을 나타내는 곳이 많아 앞으로도 회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회원기업들이 용기포장 분야를 중심으로 소재·가공·이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른 회원기업의 동향을 파악하고 기술시즈 및 니즈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 생산기업들은 생분해성 플래스틱, 식물 베이스 생분해성 소재 등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와 앞으로의 연구개발 방향 등을 발표했으며, 용기를 이용하는 수요처들은 생산부터 소비·폐기까지 단계별로 자원순환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또 그동안 어떠한 재활용실적을 쌓았고 어떠한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는지, 해당과정에서 필요한 소재와 이용 분야가 어떠한 것인지 등을 전달했다.
세계적으로 해양 플래스틱 오염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와 산업계가 솔선수범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은 민관 공동 이노베이션을 통해 세계사회에 대한 공헌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대책 액션플랜을 설정함으로써 6월 개최 예정인 G20 정상회의에 맞추어 공개할 방침이다.
CLOMA 역시 6월 G20 정상회의에 맞추어 산업계 비전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 아래 기술부회를 중심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UNEP 등 국제기관, 각국 연구기관, 관련단체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해양쓰레기, 일본-중국 협력 본격화
일본은 중국과도 해양 플래스틱 문제 대응을 위한 협력에 착수했다.
일본 플래스틱공업연맹과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 플래스틱가공공업협회는 2019년 2월27일 베이징(Beijing)에서 양국의 대책 및 지식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부, 단체와 함께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에프피코(FPCo) 등 관련기업 대표가 참여해 활동을 보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3자가 2018년 11월 해양 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협력 및 정보공유에 대한 각서를 체결한 이후 처음 열린 간담회로, 사회를 맡은 Pang Guang Lian CPCIF 부비서장은 “플래스틱은 내후성, 안전성, 쾌적성 등 많은 기능에 따라 생활에 필수적인 소재로 자리 잡았고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명 중 하나이지만 잘 분해되지 않고 매립이든 소각이든 모두 환경부하가 크다”며 “제한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경제적 합리성 측면에서도 순환이용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정부 부문과 공급기업 담당자가 현황에 대한 인식과 대책을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센터 소속 Chang Ji Wen 자원환경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미세 플래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입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부분의 논의가 사용 제한에 집중되고 있으나 우선은 근본적인 기준 및 법률 정비가 시급하다”며 “법률 제정에는 연간 단위의 시간이 필요함에 따라 국무원이 관련조례를 책정하거나 정부기관이 연동해 기준을 책정하는 방법이 있으며 국제조약 정비에 참여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플래스틱공업연맹은 해양 플래스틱 문제에 대한 대책을 소개하고 1990년대부터 계속하고 있는 수지 펠릿 누출방지 활동을 소기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화학공업협회 등 5개 단체와 설립한 해양 플래스틱 문제 대응 협의회(JaIME), 플래스틱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선언활동 등도 소개했다.
중국 수지 컴파운드 메이저 킹파(Kingfa)는 폐플래스틱의 고도 순환이용을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으며 다우케미칼(Dow Chemical)과 중국 전자상거래 메이저 징동닷컴(JD.com)이 구축한 Closed-loop 재활용 시스템, 외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퇀(Meituan)의 도시락 용기를 재생해 공유 자전거 플랫폼인 모바이크(Mobike)의 자전거 흙받이에 공급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일본 측에서는 에프피코가 식품트레이 및 용기 리사이클의 역사와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플래스틱 용기를 계기로 일어난 맥도날드(McDonald) 불매운동, 일본 쓰레기처리장 부족 문제 등을 언급하며 리사이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이해가 중요해짐에 따라 소매업자 등과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플래스틱이 순환경제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Closed-loop 재활용 관점에서 산학관이 협력할 뿐만 아니라 생산기업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할 것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은 해양쓰레기에 따른 환경문제를 각국 고유의 입장을 넘어 대처해야 하는 과제로 인식하고 앞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