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반도체는 단순한 수익성 뿐만 아니라 미래 가치 집약 영역을 예측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AI는 교육, 의료, 에너지, 방위, 안보 등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AI 발전이 사회 재편의 기점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전체 반도체 밸류체인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2023년 6200억달러(약 916조2400억원)에서 2030년 1조달러(약 1478조원)로 약 6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글로벌화와 함께 로컬화 동시 진행
반도체는 급격한 성장을 지탱하기 위해 공급망의 가시성과 지역적 다양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싱가폴을 중심으로 동남아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싱가폴은 글로벌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망에 속한 국가들과 통합 및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자유무역과 협력을 통해 성장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싱가폴은 집적회로(IC) 설계부터 웨이퍼 제조, 패키징·테스트(OSAT), 장비·소재 생산까지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를 보유하고 있다. 싱가폴 경제개발청(EDB)에 따르면, 싱가폴은 최근 2년 동안 180억싱가폴달러(약 20조65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R&D) 및 제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안정적이면서 신뢰할 수 있는 사업환경과 정책적 확실성, 글로벌 접근성, 인재 풀 등이 싱가폴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SEMI도 싱가폴을 중심으로 동남아에 대한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 중심에 위치하고 여러 국가와의 접근이 용이하며 국제공항, 원활한 영어 커뮤니케이션 등을 장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SEMI는 반도체 공급망의 글로벌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비해 공급망을 분산시킴으로써 단절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도의 정밀성과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특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 달성은 어렵지만 반도체에 주력하는 국가들은 저마다 밸류체인에 진입할 수 있는 부분을 탐색하고 있다.
동남아, 횡단적 파트너십 형성 “적합”
싱가폴에는 팹과 팹리스가 존재하며 말레이지아, 베트남, 필리핀 역시 반도체 관련 움직임을 급속도로 확대하는 등 동남아도 기존 OSAT를 넘어 설계, 제조 능력을 정비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메이저들도 세미콘 동남아(SEMICON SE Asia 2025)에서 반도체 공급망의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
톈 우 타이완 OSAT 메이저 ASE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는 40년 동안 글로벌 공급망의 수혜를 입었으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며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팀 브린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CEO는 “AI의 진화는 아직 초기단계”라며 “진정한 AI 붐은 클라우드 기반이 아닌 단말기에서 AI를 구현하는 엣지 AI와 함께 일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뤼트거 바이부르크 독일 인피니언(Infineon)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자동차, 재생가능 에너지 영역에서 파워반도체가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그린 전력 비중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6%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40-80%로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태양광·풍력 발전의 진화가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데이비드 게클러 미국 샌디스크(Sandisk) CEO는 “모든 국가가 반도체를 자국 경제의 중심에 두려고 함에 따라 좋은 기회가 찾아왔으나 동시에 안정적이면서 예측가능한 규제환경이 필수적”이라며 반도체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정책형성 프로세스에 관여해야 할 필요성을 피력했다.
SEMI는 △인재 △에너지 △PFAS(Polyfluoroalkyl Substance) △표준화 등을 반도체 시장 성장을 위한 우선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
에너지는 미래 전력 부족에 대비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포함한 안정적인 공급 확보가 필요하며, PFAS는 아직 확실한 대체물질이 없는 상황이다. 표준화는 장비와 소재의 안전 기준, 사이버 보안 및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반도체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증가하는 전력 수요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15년 동안 지금보다 1만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 소재 특성 뿐만 아니라 옹스크롬 단위의 소재 경계면을 다루는 극한의 미세화 기술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
학계, 장비, 소재, 연구 컨소시엄, 시스템 등 반도체 산업 전체 생태계의 협력을 위한 횡단적인 파트너십이 요구됨에 따라 반도체 허브로서 싱가폴과 동남아가 주목받고 있다.
TSMC, 미국 비롯해 글로벌 투자 확대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는 2나노 수율 90%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2025년 4월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타이완, 유럽, 일본, 중국을 거치며 AI 디바이스용 첨단 로직 반도체, 3D 실장 등을 주제로 기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TSMC에 따르면, AI는 모든 업무의 40% 이상을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AI 로봇이 2035년까지 1억5000대, 2050년까지 50억대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AI 발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반도체의 진화를 위해 3DIC, 실리콘(Si) 포토닉스 등 기술 융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2025년에는 AI 관련 웨이퍼 출하량을 2021년 대비 대면적 칩 700%를 포함해 총 1100% 확대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3D실장을 담당하는 SoIC 기술은 2022-2026년 연평균 100%, CoWoS(Chip on Wafer on Subtrate)는 8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SMC는 2025년 타이완에서 전공정 팹 6개와 첨단 패키징 후공정 팹 1개를, 해외에 전공정 팹 2개를 건설했으며 미국 투자도 1650억달러(약 243조9400억원)로 늘려 전공정 팹 6개, 후공정 팹 2개,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다만, 미국공장 건설 여파로 일본 구마모토(Kumamoto) No.2 공장 착공은 지연되고 있다.
AI 발전의 관건은 “반도체”
TSMC는 현재 반도체 시장에 대해 스마트폰과 PC가 양호하나 자동차가 부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AI를 중심으로 20%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2030년에는 고성능 컴퓨팅(HPC)과 AI가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등 반도체 수요는 AI를 중심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HPC와 AI의 실장은 거의 100%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SoC(System on Chip)을 결합한 CoWoS 기술을 채용하고 있으며, 아울러 차세대 기술로 3DIIC와 고기능 메모리를 인터포저로 연결하고 패키지 기판 위에 CPO(Co-Packaged Optics)와 결합한 실장을 구상하고 있다.
TSMC는 2나노미터 프로세스 N2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수율 90%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2 테이프아웃(Tape Out) 역시 1년차에는 N5의 2배, 2년차에는 4배의 폭발적인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
16옹스트롬 반도체 A16은 후면 전력 공급 네트워크(BSPDN)를 채용해 2026년 하반기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A14는 2028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N3는 최종적인 FinFET(Fin Field Effect Transistor) 기반으로 대량생산 및 장기 노드로 모든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N3E와 N3P에 이어 더 고성능인 N3X, 저비용인 N3C를 개발하고 있으며 자동차용 N3A도 2025년 하반기에 양산체제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아키텍처로는 n형과 p형을 수직으로 구성하는 CFET(Complementary FET)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2배 밀도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소재 공급망 경쟁력 강화
TSMC는 2차원적 반도체 소재 연구에도 착수해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TMD: 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의 전기적 특성을 검증하고 있다.
실장 공정에서는 CoWoS 대면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더 많은 HBM, 커넥터, 전원을 통합하는 SoW(System on Wafer) 솔루션을 통해 1장의 웨이퍼를 사용해 재배선층을 형성·실장함으로써 연산성능을 40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SoW-X도 양산할 계획이다.
AI 핵심기술로 CPO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전력 소모는 구리 배선 연결 시 비트당 30피코줄에서 인쇄배선기판(PWB)에 광접속 실장을 적용하면 10피코줄, 패키지 기판에 실장하면 5피코줄, 인터포저에 실장하면 2피코줄로 구리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oT용으로는 전압이 0.5볼트 이하인 N4를 시험공급하기 시작했다. N3는 0.4볼트 이하 저전압이 예상되며 누설 전류 역시 크게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용은 N3어드밴스드 공급을 개시했고 불량품 발생률을 100분의 1로 낮출 예정이다.
메모리는 새롭게 백엔드용 비휘발성 메모리(RRAM) 개발 및 28RRAM의 자동차용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자기저항메모리(MRAM)도 자동차용 존 아키텍처용으로 생산을 시작해 이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캐패시터를 픽셀에 형성하는 LOFIC(Lateral Overflow Integration Capacitor) 기술을 제안하고, 특히 자동차용은 HDR(High Dynamic Range)를 구현해 자동차, 인간형 로봇,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일본 반도체 관련기업들은 AI 시대에 필수적인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타이완 AI 관련기업들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디리스킹(탈위험)을 고려해 속속 탈중국에 나서고, 반도체 장비 생산기업들도 중국 대신 타이완, 미국, 싱가폴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등 세계적으로 반도체 현지생산 트렌드가 확산되고 공급망이 중국과 비중국으로 나뉘어 재구축되는 가운데 일본 반도체 관련기업들은 비중국 AI 수요를 겨냥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후지츠(Fujitsu)는 2026년 독자적인 2나노미터 3D 칩렛(Chiplet) 기술을 적용한 프로세서를 상용화해 데이터센터, 안전보장, 통신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며, 양자 분야에서는 2026년 1024큐비트 이상 상용화를 추진한다.
게이오(Keio)대학은 세계 최고 대학·연구기관과의 AI 및 반도체 분야 연계 강화, 양자 관련 JSR 및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과의 연계 등 산학연계를 통해 MI(Materials Informatics) 등에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