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친환경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들은 2025년 10월8-15일 독일 뒤셀도르프(Dusseldorf)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플래스틱 박람회 K2025에서 개발하고 있는 지속가능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3년 주기로 열리는 K 전시회는 미국 NPE, 중국 Chinaplas와 더불어 글로벌 3대 화학 전시회이다. 2025년 전시회는 플래스틱의 힘! 그린(Green), 스마트(Smart), 책임(Responsible)을 주제로 열려 17만5000명 이상이 찾았으며 총 66개국, 3257개 이상의 화학기업이 참여했다.
LG‧롯데‧SK, 재활용 중심 신기술 소개
국내에서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케미칼이 친환경 소재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먼저 LG화학은 국내 화학기업 중 최대 부스에서 화학이 이끄는 변화, 세상을 움직이는 힘(Chemistry Driven. Impact Ready) 주제로 차별화된 기술력이 담긴 고부가‧친환경 소재를 전시했다.

모빌리티 소재로 글로벌 자동차기업에게 라디에이터 그릴 및 리어 램프용으로 공급하고 있는 고광택‧고내열 ASA(Acrylonitrile Styrene Acrylate),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와 전기자동차(EV) 충전용 PVC(Polyvinyl Chloride) 케이블 등을 소개했다.
가전 소재로는 무광 ABS를 공개했다.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무광 ABS는 고온에서 인장성이 뛰어나며 별도 도색 없이 냉장고, 식기세척기의 외관 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고급스럽고 은은하게 마감할 수 있다.
친환경 패키징 소재로는 유니커블 솔루션을 소개했다. 유니커블은 기존 복합재질 포장필름과 동등한 수준의 물성을 유지하면서도 단일 PE(Polyethylene) 소재로 재활용률을 높여 지속가능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세대 혁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롯데케미칼의 소재 솔루션 주제로 모빌리티, IT 가전에 적용 가능한 고기능성 스페셜티 소재와 리사이클 소재 브랜드 ECOSEED,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를 선보였다.
특히, 스페셜티 솔루션 존을 통해 산업용 투명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소재와 의료용 PP(Polypropylene), 극한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초고분자량 PE(UHMWPE: Ultra-High Molecular Weight PE) 등을 전시했다.
SK케미칼은 리사이클러블(Recyclable)∙리사이클(Recylced)∙바이오(Bio) 솔루션 주제로 자동차용 재활용 소재를 전시했다.
오스트리아 소재 자동차 카페트 생산기업 듀몬트(Durmont)와 공동으로 개발한 스카이펫 CR(Chemical Recycle)이 적용된 실물 원사와 자동차 매트 완제품을 처음 전시했으며, 현대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5에 실제 탑재된 스카이펫 CR 적용 헤드라이너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 플래스틱 생산부터 리사이클까지 섭렵
유럽‧미국 화학기업들은 유럽연합(EU)의 규제 흐름에 맞추어 다양한 기술 및 솔루션을 공개했다.
독일 바스프(BASF)는 플래스틱 생산, 사용, 리사이클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독자적인 솔루션을 소개했다.
플래스틱 생산 분야에서는 재생가능 원료를 사용하거나 리사이클 원료를 투입함으로써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감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열분해, 세정기술을 리사이클에 조합해 화학제품의 전체 수명주기에서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 다우(Dow)는 가공성, 차단성이 뛰어난 강화 PE와 뛰어난 강도, 안정성을 갖추어 필름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LDPE(Low-Density PE) 등 기능성 포장 소재, 자동차 외장재나 신발 관련 PCR(Post Consumer Recycled) 기술을 선보였다.
앞으로 바이오 베이스 소재 활용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며 유럽, 미국 뿐만 아니라 동북아에 이어 동남아에서도 지속가능성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 아케마(Arkema)는 바이오 베이스 PA(Polyamide) 브랜드 Rilsan과 TPE(Thermoplastic Elastomer) Pebax, 라미네이트 접착제 Bostik을 전시했다. 모빌리티 분야와 건축물에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일상잡화 분야까지 지속가능화를 달성하는 소재로 주목받았다.
아울러 차세대 전자제품용 솔루션도 다수 공개했으며 전시 부스에 퍼포먼스 랩이라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아케마 생산 수지의 강도, 경량성, 에너지 회수 효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 코베스트로(Covestro)는 독일 대중교통으로 이용이 기대되고 있는 자율주행 셔틀 People Mover 컨셉트카를 전시했다.
People Mover는 코베스트로의 PC(Polycarbonate),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를 채용했으며 신규 생산 수지 뿐만 아니라 폐차에서 회수한 소재나 바이오 베이스 수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사이클 및 바이오 수지는 코베스트로가 일본기업들과 공동으로 개발한 사출성형기 내부에서 코팅공정까지 마칠 수 있는 인몰드 코팅(IMC) 기술로 생산하고 있으며, K2025 전시에서도 IMC 기술을 소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유럽 영향력 줄고 중국‧중동‧인디아는 확대
바이엘(Bayer)로부터 독립한 지 20년을 맞이한 랑세스(LANXESS)는 K2025에서도 스페셜티 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 아래 프탈레이트(Phthalate) 프리 가소제 메자몰(Mesamoll)과 폴리머용 난연제, 기능성 색소 등을 전시했다.
랑세스는 글로벌 화학기업 최초로 2040년까지 기후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며 다양한 친환경 솔루션을 공개하고 있다.
에보닉(Evonik)은 PA12, PEEK(Polyether Ether Ketone)를 자동차, 배터리, 의료 분야에 실제로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최근 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폐플래스틱 소재를 회수한 다음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브라스켐(Braskem)은 사탕수수 베이스 플래스틱을 전시했다.
다만, 예년에 비해서는 유럽 화학기업들은 부스 크기를 줄이고 중국, 인디아, 중동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 특징이었다.

사빅(SABIC)은 수년 전부터 전시회 현장을 압도하는 거대한 나무 형태로 전시 부스를 꾸렸으며, 킹파과학기술(Kingfa Sci & Tech)과 완후아케미칼(Wanhua Chemical) 등 중국기업들은 전시장 1층을 대부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 차이나 시장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인디아 역시 존재감이 강화됐다. 2025년 전시회에는 인디아 화학기업 공동으로 부스를 냈으나 다음 전시회부터는 일부 메이저가 단독으로 부스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럽기업은 바스프가 예년과 비슷하게 대규모 부스 전시를 유지했으나 아케마, 에보닉, 랑세스, 코베스트로는 최근 코스트다운 압박이 거세진 점을 의식해 부스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설립 10년 미만, 직원 수 100명 미만, 매출액 1000만유로(약 175억원) 미만만 참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 전시존이 생긴 것도 K2025만의 특징으로 주목되고 있다.
화학 분야 뿐만 아니라 딥테크 스타트업들도 대거 참여해 화학 메이저보다 과감한 리사이클 기술, AI(인공지능) 활용 기술을 선보였다.
일본, 자동차 경량화 소재 개발 선두
일본 화학기업들은 주로 자동차 경량화 소재를 전시했다.
전기자동차(EV) 판매가 침체된 가운데 하이브리드자동차(H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관련 배터리 솔루션 분야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자동차, 경량화, 지속가능성 주제 아래 복굴절성이 극도로 낮아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투명 광학수지 AZP와 난연성이 높고 배터리셀 트레이의 안전성 확보에 기여하는 변성 PPE(mPPE: Modified Polyphenylene Ether) 발포체 Sun Force, 자동차 내장재 리사이클 향상에 기여하는 TPE Tuftec을 전시하며 주로 유럽 수요기업을 공략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친환경 자동차 소재와 포장재를 전시했다.
자동차 소재는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성형이 쉬운 열가소성 복합 컴파운드 Kyron MAX와 배리어 소재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EVOH(Ethylene Vinyl Alcohol) Soarnol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바이오 베이스 PC로 인지도가 높은 Durabio와 임플란트용 수지 Chirulen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자동차 소재용 탄소섬유 강화 PP(Polypropylene) Tafnex, 바이오 베이스 폴리올(Polyol) Econykol, TPO(Thermoplastic Polyolefin Elastomer) Milastomer를 전시했다. 특히, Tafnex를 사용한 드론(무인항공기) 컨셉트키를 전시해 주목됐다.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도레이(Toray)와 폴리플라스틱스(Polyplastics)는 고기능 그레이드를 앞세워 차별화를 강조했다.
도레이는 다양한 모형 샘플을 제작해 PPS(Polyphenylene Sulfide) Torelina로 자동차 금속 부품을 대체 가능한 점을 홍보했고, 폴리플라스틱스는 PPS와 POM(Polyacetal)을 전시했으며 EP를 파우더로 만든 Durast도 공개했다. 이밖에 3D 프린팅을 사용한 시험제작 방법과 EP 리사이클 기술을 소개했다.
아데카(ADEKA)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유럽 기자진 앞에서 PP 투명화제 Transparex의 강점을 알렸다. Transparex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소재로, 기존 투명수지를 PP로 대체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쿠라레(Kuraray)는 ISCC 플러스 인증 PVA(Polyvinyl Alcohol), EVOH와 각각을 적용한 친환경 포장재를, AGC는 반도체‧수송기기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불소수지 Fluon을, 우베(UBE)는 PI(Polyimide)와 PA 등을 전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