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불소(Fluorine)계 폴리이미드(Polyimide) 수출 규제를 시작함에 따라 원료인 무수불산(Anhydrous Hydrofluoric Acid)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무수불산 생산량 대부분을 한국에 수출해왔으며 원래대로 수출허가가 이루어지기 이전까지는 수출량이 상당량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수불산은 최근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폭우로 생산량이 줄어들며 아시아 거래가격이 강세를 나타냈으나 일본 정부의 규제로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9년 7월4일부터 불소계 폴리이미드를 비롯해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불화수소(에칭가스)의 한국 수출에 대한 관리체제를 재검토한다고 밝혔고 7월 하순에는 3가지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100개 이상의 소재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그동안 한국 수출을 우대하며 포괄적 수출허가를 실시해왔으나 7월4일부터 개별 신청으로 변경하기로 한 것으로, 해당 화학소재를 수출하는 화학기업들은 한국에 수출할 때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하며 인가를 받을 때까지 최소한 9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불소계 폴리이미드는 물론 불화수소의 원료로 사용하는 무수불산 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판단된다.
불소계 폴리이미드와 불화수소 생산기업들은 현재 무수불산을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가공한 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용으로 대량 수출해왔지만 앞으로 3개월 정도 수출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무수불산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생산기업이 보유한 불화수소 재고는 약 1개월 사용물량에 그치고 있으며 타이완 등 대체 수입원이 있지만 일본산을 다시 수입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반도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고 스마트폰 등 최종제품과 다른 불소계 관련제품을 사용하는 전자소재 생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8월부터 다른 첨단소재에 대한 수출 관리체제 역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우려 요소가 되고 있다.
만약, 기타 불소계 관련제품이 추가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면 무수불산 수요가 극심한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수불산은 글로벌 가격이 장기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생산국인 중국에서 6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폭우 및 홍수 피해가 막대해 푸젠성(Fujian) 등에 소재한 일부 생산기업들이 공급을 줄인 것도 새로운 강세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냉매용에서 에어컨용을 중심으로 구매가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가격이 6월 말 기준 톤당 2000달러 전후를 형성했다.
무수불산은 2019년 초만 해도 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일반적으로 2-5월 최대 성수기를 맞이하는 에어컨용 냉매 수요가 정체됐고 이미 중국에서 에어컨 재고가 대량으로 축적된 상황이어서 연초 가격이 2300달러로 시작하자마자 바로 2000달러 이하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업스트림 형석이 내몽골자치구 광산사고에 영향을 받아 상승했고 중국 무수불산 생산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봄부터 가동제한에 나서면서 5월에는 가격이 반등했다.
즉, 4월 말 가격을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5월 말에는 감산 효과까지 표면화되면서 약 100달러 정도 올랐고, 6월 말에는 에어컨용 구매가 한층 더 부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2000달러 전후 수준을 되찾았다.
푸젠성 등에서 6월 홍수가 발생하며 주요 불산 공장들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현재는 해당 공장들이 가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물류면의 피해가 다 복구된 상황이 아니어서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냉매는 7월부터 에어컨용 수요가 비수기에 돌입하기 때문에 무수불산은 적어도 가을까지는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단기적으로는 상승여력이 약하기 때문에 2000달러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