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Isopropyl Alcohol)는 일본산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이 부각되고 있다.
일본은 IPA 수출량이 2018년 8만4820톤으로 전년대비 23.6% 감소한데 이어 2019년에도 1-3월 기준으로 2만812톤에 불과해 전년동기대비 25.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5월부터 원료 아세톤(Acetone) 가격이 급락하며 중국 등이 주로 생산하는 아세톤 베이스 IPA는 가격이 동반 하락했지만 일본이 주력 생산하는 프로필렌(Propylene) 베이스는 프로필렌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IPA는 페인트, 그라비아 잉크용 용제, 계면활성제, 반도체 세정, 소독약, 농약의 합성원료, 의약품 추출 용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아세톤 베이스 경쟁력 향상 “역전”
국내에서는 LG화학과 이수화학이 IPA를 생산하고 있으며 LG화학은 프로필렌 베이스 4만5000톤 및 아세톤 베이스 10만5000톤 생산체제를, 이수화학은 아세톤 베이스 6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아세톤 베이스의 경쟁력 향상을 타고 LG화학, 이수화학 모두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아세톤 베이스를 주력 생산하는 중국기업과의 경쟁과열이 우려되고 있다.
IPA는 2018년 5월부터 아세톤 베이스와 프로필렌 베이스 사이의 경쟁력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프로필렌 베이스 IPA는 스프레드가 대폭 축소됐고, 일본기업들은 가을부터 채산성 보전을 위해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일본에도 아세톤 베이스 IPA 생산기업이 1사 있으나 프로필렌 베이스 생산기업 1사가 일부 수요처에게 공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대체 공급하며 수출을 대폭 줄였으며 전체 수출량은 하반기 기준으로 2017년 5만269톤에서 2018년에는 3만3034톤으로 격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IPA 수출은 2014년 4만6314톤, 2015년 6만3840톤, 2016년 7만322톤, 2017년 8만4144톤, 2018년 9만1909톤으로 증가세를 계속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상반기 6만1417톤으로 41.5% 급증했다.
앞으로도 아세톤 베이스의 가격경쟁력 우세현상이 계속되면 2019년 수출이 10만톤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기업 저가공세 확대는 우려요인
IPA 가격은 아세톤 하락의 영향으로 계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프로필렌은 2018년 가을부터 강세를 장기화하고 있어 결국 프로필렌 베이스만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태가 고착화되고 있다.
다만, 중국기업의 영향력 확대에는 적극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의 아세톤 베이스 IPA 생산기업들은 원료를 외부에서 구입하고 있어 시황에 맞추어 원료를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며 주로 아시아 시장에 저가 수출함으로써 2018년에는 수출량이 10만5563톤으로 2.4배 정도 확대했다.
2019년 1-3월에도 수출량이 4만4573톤으로 2.2배 급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IPA 생산기업 중에는 생산능력이 10만-15만톤 수준으로 큰 곳이 4-5사에 달하고 있으며 수출에 주력함으로써 수급밸런스 유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IPA 생산기업들은 인디아, 미국 수출비중이 높아 중국기업과 직접 경쟁할 가능성은 낮으나 중국이 저가수출을 계속한다면 원료가격 외에도 IPA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LG화학-이수화학 희비교차 “주목”
IPA는 아시아 가격이 상승할지, 하락할지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 IPA 가격은 2018년 가을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2019년 6월에는 톤당 650달러 수준을 형성했다.
앞으로는 아세톤 가격이 상승하면서 함께 오르거나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기업 1사가 플랜트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아시아 공급이 줄어들어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다른 중국기업 1사가 2018년 말부터 플랜트 가동을 재개해 안정적으로 생산을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도 2019년 가을 증설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이 증가해 오히려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정반대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IPA 가격은 2018년 2월 1050달러를 나타내며 최고치를 기록한 후 여름철에는 800달러대 후반까지 하락했고 가을에는 프로필렌이 강세를 나타내며 한때 900달러대까지 반등했으나 연말에는 다시 800달러대로 떨어졌다.
2019년에는 봄철부터 하락세가 더욱 본격화됨에 따라 고전하고 있다.
3월 중순 중국 장쑤성(Jiangsu)에서 발생한 화학공장 화재사고 여파로 IPA의 주요 수요처들인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국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중국 무역마찰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중국의 아세톤 공법 생산기업이 4월부터 적극적으로 저가 수출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하락에 일조했다.
이에 따라 4월에는 중국의 수출량이 월간 기준으로 최대 수준인 1만7885톤을 기록했고 가격도 3월 말부터 약 2개월 사이에 200달러 전후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수출량은 노말프로필렌알코올(n-Propylene Alcohol)을 포함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5월부터 1개월 동안 라마단 기간에 돌입하며 소비가 줄어든 것도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강세·약세요인 혼재로 예측 불가능
IPA는 강세 혹은 약세를 나타낼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
아세톤은 현재 저가를 형성하고 있으나 아세톤을 원료로 사용하는 MMA(Methyl Methacrylate)는 중국이 2019년 신증설을 잇따라 완료할 예정이어서 곧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아세톤 가격이 반등한다면 IPA 역시 영향을 받아 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5만톤 플랜트가 폭우로 파손돼 5월 말부터 가동을 중단했으나 1개월 후 복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강세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중국의 아세톤 공법 10만톤 플랜트가 2018년 말부터 가동을 재개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10월 LG화학이 프로필렌 베이스 5만톤을 증설할 예정이며, 말레이지아 역시 시기는 미정이나 아세톤 공법 증설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약세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 중국산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산 IPA 수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톤 가격이 최근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아세톤 공법을 주로 사용하는 중국산을 수입하는 편이 가격경쟁력 유지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산 IPA 수입 확대는 202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2020년에는 일본기업들이 정기보수를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어서 중국산 공급을 요청하는 수요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내수가 14만톤 정도로 추정되며 2017년에는 소폭 증가했으나 2018년에는 반대로 약간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일본에서는 JXTG에너지, 도쿠야마(Tokuyama),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3사가 IPA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산이 전체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수입제품 비중은 최근 수년 동안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2019년에는 중국산 수입이 급증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8년 중반부터 아세톤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며 중국에서 아세톤 공법 IPA 플랜트의 가동률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중국기업들은 주로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어 시황에 맞추어 구입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9년 1-4월 중국산 수입량이 318톤으로 2018년 1-4월 845톤에 비해 크게 감소했으나 일본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아세톤 공법 생산기업이 2018년 말부터 플랜트 가동을 재개함으로써 앞으로 수입 확대가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프로필렌 공법 생산기업도 일본 수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경쟁력이 떨어져 큰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일본 3사가 모두 정기보수를 실시하기 때문에 생산여력이 부족해지는 점도 수입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3사의 정기보수가 겹쳤던 2016년에도 중국산 수입이 4581톤으로 21.2% 급증한 바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중국산이 유입되면 일본산 IPA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나프타(Naphtha) 가격을 기준으로 IPA 가격을 결정하고 있으나 앞으로 중국산이 대량으로 유입되면 일본산 역시 중국산과 함께 가격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